"푸틴, '피조물' 프리고진 배신에도 위기 모면 위해 거래"
"푸틴, 압박받고 있어"
클레벌리 외무장관 "러 지도층 균열 지표"
"러 국내 압력에 아프간 철수 비슷한 상황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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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클레벌리 영국 외무부 장관은 러시아 지도층 내부에 균열 조짐이 있다며 푸틴이 국내의 압력을 극복하지 못해 우크라이나에서 철수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 무어 영국 해외정보국장 "푸틴, '피조물' 프리고진 배신에 맞서지 못하고 위기 모면 위해 거래"
"푸틴, 압박받고 있어"
무어 국장은 19일(현지시간)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의 대담에서 프리고진이 지난달 24일 반란을 일으켰을 때 프리고진과 거래를 했다며 "프리고진은 푸틴이 완전히 창조한 피조물이지만 푸틴을 배신했는데도 프리고진에게 맞서 싸우지 않고 벨라루스 정상(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의 호의(goog offices) 이용해 위기를 모면하는 거래를 맺었다"고 말했다.
무어 국장은 이날 체코 프라하주재 영국대사관이 1968년 공산주의 소련 체제에 저항한 체코슬로바키아 사회주의 공화국의 민주화 운동 '프라하의 봄' 55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한 후 폴리티코와 대담을 했다.
무어 국장은 "프리고진은 그날(지난달 24일) 아침을 반역자로서 시작해 저녁 식사 때 사면됐고, 며칠 후에 (푸틴으로부터) 차 초대를 받았다"며 "그래서 누가 (푸틴의 이너 서클에) 들어가고, 나가는지를 MI6 국장조차도 해석하기 조금 어려운 몇가지 점들이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푸틴이 분명히 압박을 받고 있다"며 용병 바그너그룹이 모스크바까지 진격할 계획이 없었다면 로스토프를 향해 고속도로를 따라 모스크바로부터 125km 이내에까지 진격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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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이 바그너그룹의 모스크바 진격이라는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프리고진과 바그너그룹 대원들에 대한 처벌 취소와 벨라루스행이라는 중재안을 수용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프리고진은 지난달 23일 무장 반란을 선언한 후 다음날 오전 러시아 남서부 로스토프주의 군 시설을 장악한 후 하루 만에 별다른 저항 없이 약 1000km를 진격, 모스크바 200km 이내까지 갔다가 루카셴코 대통령의 중재로 자신과 바그너그룹 대원들에 대한 처벌 취소와 벨라루스행을 조건으로 24일 저녁 반란을 중단했다. 이후 프리고진은 지난달 29일 바그너그룹 지휘관들과 함께 모스크바에서 푸틴과 3시간 동안 만났다고 크렘린궁이 지난 10일 밝혔다.
무어 국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환멸을 느끼는 러시아인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MI6에 연락을 취해와 함께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어 국장은 우크라이나군의 반격 작전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과 관련, "우크라이나 지휘관들이 러시아 지휘관들과 상당히 대조적으로 군대의 생명 보존을 원하기 때문에 신중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그럼에도 그들은 한달 동안 러시아군이 1년 동안 달성한 것보다 더 많은 영토를 탈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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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벌리 장관은 이날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열린 애스펀 안보 포럼에서 "푸틴이 어떻게 변명하든 쿠데타 시도는 결코 좋은 모습은 아니다"며 러시아 지도층 내의 균열에 관한 세부 상황에 관한 정보는 제한적이지만 '상황이 좋지 않다'는 지표는 있다고 말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클레벌리 장관은 소련 붕괴의 신호탄이 된 아프가니스탄 10년 전쟁을 언급하면서 소련이 1989년 철수한 것은 러시아 내부의 압력을 극복할 수 없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비슷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몇가지 증거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클레벌리 장관은 "프리고진이 큰 소리로 말한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은 완전히 부당하고, 부적절한 침략이었다'는, 우리가 모두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이는 푸틴의 자존심과 야망에 의해 주도됐고, (푸틴이 주장한 우크라이나 내 네오나치의) 러시아 본토와 러시아 국민에 대한 위험이나 위협은 전혀 없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