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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통? 관리통? 차기 우리은행장 두고 임종룡 회장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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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서영 기자

승인 : 2024. 11. 24. 18:02

29일 자추위 차기행장 후보 결정
박장근·유도현·정진완 부행장 물망
제3인물 최종후보 부상 배제 못해
잦은 사령탑 교체 영업전선 타격
중장기 경영목표 수립 어려움 토로
분위기 다잡을 수 있는 인물 필요성
우리은행 새 사령탑 그래픽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가 이번 주 최종 결정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우리금융 이사회는 조병규 현 행장의 연임 불가 결정과 함께 숏리스트 후보군들에 대한 면접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력 후보로 박장근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 유도현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정진완 중소기업그룹 부행장 등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외에 다른 후보에 대해서도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룹 내·외부에선 차기 우리은행장의 중요한 과제로 영업력 강화와 어수선한 조직 수습 등을 꼽고 있다. 과거 우리은행 사령탑을 맡아왔던 은행장들은 임기를 마치치 못하고 물러난 사례가 많았다. 채용비리 의혹으로 중도 사임한 이광구 전 행장을 비롯해 이례적으로 '1년+1년' 단위로 연임한 권광석 전 행장, 이원덕 전 행장도 임종룡 회장 취임 이후 중도 사임 의사를 밝혔다. 조병규 현 행장도 차기 행장 후보에서 제외되면서 2년을 채우지 못하게 됐다.

이에 행장 공백기 동안 영업전략을 제대로 세우지 못하면서 현장에선 영업에 큰 타격을 입어왔다고 토로하고 있다. 특히 경쟁사와 달리 우리은행장들은 재임기간이 짧아 중장기 경영 목표와 전략을 수립하기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우리은행은 그룹 순익의 90% 이상을 담당하는 곳인만큼 영업에 뛰어난 인물이 와야한다는 얘기다.

이에 더해 계속되는 금융사고와 출신별 갈등으로 어수선한 조직을 다잡을 수 있는 인물이 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임 회장과 함께 남은 임기 동안 손발을 맞추면서 내년 보험사 인수와 순익 확대, 내부통제 강화 등 굵직한 현안을 함께 해결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이사회는 지난 21일 사전간담회에 이어 22일 오전부터 오후 늦게까지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회의를 열고 차기 우리은행장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이사회가 길어진 배경은 숏리스트로 추려진 후보군에 대한 면접까지 진행해서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오는 29일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차기 우리은행장 단독 후보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진다. 그간 롱리스트와 숏리스트 공개 없이 바로 단독 후보를 결정해 잡음을 없애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숏리스트에는 박장근 부행장, 유도현 부행장, 정진완 부행장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병규 행장은 포함되지 못했다. 조 행장은 이번 부정대출에 직접적으로 연루되진 않았으나 해당 사안을 이전부터 보고받았음에도 금융당국에 알리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고,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는 박 부행장은 1967년생으로 문일고, 고려대 통계학과를 졸업한 후 1992년 상업은행으로 입행했다. 우리은행 리스크총괄부 본부장, 남대문기업영업본부 부부장, 부평금융센터 기업지점장, 중소기업전략부 부장, 리스크총괄부 부장 등을 거쳐 리스크관리그룹 부행장으로 올랐다. 은행 내에서 리스크 관리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지만, 영업 관련 경력은 상대적으로 짧다.

유 부행장은 1968년생으로 경성고와 고려대 사학과를 졸업했다. 1994년 상업은행으로 입행해 전략기획부 과장, 인사부 차장, 우리아메리카은행 부부장, 비서실장, 런던지점 지점장,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으로 오른 인물이다. 그는 은행 내 요직을 거친 '관리통'이다. 참모 역할을 해오면서 내부통제 부실이나 계파갈등으로 인한 인사 등의 문제를 가장 잘 알고 있다는 점은 강점이다. 하지만 영업 현장 경험은 사실상 전무한 편이다. 최근 우리은행의 기업대출 중단 사태와 관련해 유 부행장이 맡고 있는 경영기획그룹이 연간 기업대출 목표치를 잘못 잡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정 부행장은 1968년생으로 포항제철고, 경북대 법학과를 졸업한 후 한일은행으로 입행했다. 그는 우리은행 삼성동금융센터장, 테헤란로금융센터 본부장, 본점영업부 본부장, 중소기업그룹 본부장 등을 거쳤다. 3명의 후보 중엔 영업 관련 경력이 가장 길다. 또 런던과 뉴욕 등 해외 지점 근무 경험도 있어 글로벌 커리어를 가진 점도 강점이다. 특히 영업 현장에서 빠른 의사결정과 추진력이 강한 인물로 전해진다. 다만 책임자 시절 런던지점에서 3년가량 주재원으로 근무할 당시 현재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의 인연이 있었다는 점은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임 회장과 가장 잘 손발을 맞출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지만, 오히려 개인적 인연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부행장은 지난해 12월 부행장으로 선임돼, CEO 조건 중 하나인 '부행장 2년'에 맞지 않는다. 유 부행장이 2022년 2월에 부행장으로 선임됐고, 박 부행장도 2023년 3월 선임돼 올해로 딱 2년째다. 하지만 작년 우리은행은 본부장급 5명을 대상으로 부행장 업무를 6개월간 수행하도록 했었다. 당시 부행장수가 모자라면서 본부장들 5명을 대상으로 테스트 삼아 부행장 직무를 시켰다는 얘기다. 5명은 정 부행장을 포함해 현재 박종인 부동산금융그룹 부행장, 조세형 기관그룹 부행장, 정현옥 금융소비자보호그룹 부행장, 박봉순 우리은행 연금사업그룹 그룹장 등 이었는데, 이중 1명을 제외한 4명 모두 부행장 승진에 성공했다.부행장 직무 수행기간까지 합친다면 부행장 2년이라는 CEO 조건을 충족한다.

업계선 유 부행장과 정 부행장을 유력한 후보로 점치는 분위기다. 두 부행장의 스타일은 정반대다. 유 부행장은 부드러운 리더십을 보유한 반면, 정 부행장은 불도저같은 스타일이다. 근거리에서 정 부행장을 본 내부 직원들은 그의 추진력과 리더십, 저돌적이지만 현장에서의 발빠른 해결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유 부행장은 인사와 비서실 근무 경력이 있어 직원들과 어울리기 보다는 오히려 조용히 맡은 일을 해내는 타입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들 세 명 외에 제3의 인물이 최종 후보에 오를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해 우리금융 자추위원 중 한 명은 "3명의 후보가 유력하다 등의 언론 보도는 아닐 수 있고, 상당부분 틀리다"라며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진행된 것 같다"고 말했다.

내부에선 차기 행장이 서둘러 선임돼 영업 현장에서의 내년도 경영 전략과 방향성이 차질 없이 나와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임 회장 취임 이후부터 우리은행장 선임 시기마다 CEO 공백기를 겪어왔기 때문이다. 은행의 순익 확대를 위해선 영업을 잘 알고 현장경영을 할 수 있는 CEO가 와야 하는 시기라는 얘기다. 임 회장이 내년도 보험사 인수를 마무리 짓고 우리금융의 포트폴리오 완성에 매진하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윤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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