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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쌍발·단발 엔진 결정을 둘러싸고 첨예한 논란을 빚으면서 사업이 크게 지연된데 이어 또다시 업체 선정과 계약도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KFX 사업에 밝은 방산업체 소식통에 따르면 2일 “올해 안에 업체 선정과 계약을 목표로 했지만 물리적으로 시간이 촉박해 내년으로 미뤄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핵심 부품에 대한 국산화 개발과 구매에 대한 확정이 늦어지고 있으며, 기술 이전을 위한 록히드마틴과의 기술 지원과 기술협력업체(TAC) 지분투자 문제가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이 지연 요인”이라고 전했다.
또다른 소식통은 “개발비용의 20%를 투자하는 인도네시아 정부와의 구체적인 최종 합의가 되지 않은 상황으로 안다”면서 “기본적으로 핵심 부품에 대한 국내 개발과 구매, 록히드마틴과의 기술이전, 인도네시아와의 투자 문제가 어느 정도 진전이 있어야 전체적으로 국방 예산을 확보하고 방위사업청도 사업을 추진해 나갈 수 있지만 현재 어느 하나 확실히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또 방사청이 그동안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한국국방연구원(KIDA) 등이 낸 사업 비용 분석 자료들을 비교해 마지막으로 총 사업비를 산정하는 KIDA의 보고서도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일각에서는 KFX 총 사업비에 대한 용역 연구 기관마다 분석 차이가 크게 나 국방부 내지 방사청 감사실 차원에서 감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 나오고 있다.
일단 국방부 감사실에서 총 사업비에 대한 감사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고 이럴 경우 또다시 사업의 ‘발목’이 잡힐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따라서 올해 안에 이미 확보된 200억원의 사업 예산을 집행하기 위해 일단 사업 공고만 하고 주계약 업체 선정은 내년으로 미룬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 공고까지만 하면 총사업비 관리 운용지침에 의해 내년에 이월해서 새로운 예산과 보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방사청은 오는 24일 열릴 예정인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통해 KFX 사업에 대한 체계개발 기본계획안을 상정해 결정한다. 이어 이달 말 KFX 사업 입찰공고 이후 제안서 평가를 거쳐 오는 11월에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 늦어도 12월에는 체계개발 계약을 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우리 군과 방사청은 지난 7월 엔진수를 확정할 당시 8월 방추위를 열고 이달 주계약업체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낸 후 11월까지 협상대상 업체와 우선순위를 결정해 올해 안에 체계개발에 착수한다는 계획이었다. 당초 일정보다 다소 늦어지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KFX 사업에 대한 가장 핵심적인 국산화 기술·부품 개발과 함께 FX 사업과의 기술 연계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일단 24일 예정된 방추위에서 FX 사업 협상 결과 보고에 이어 KFX 사업 입찰 공고와 FX 사업 구매수락서(LOA) 서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방사청은 F-35A 40대 도입 가격은 미국 정부와, KFX 기술이전 등 절충교역 조건은 제조업체 록히드마틴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확실한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록히드마틴은 KFX 사업에 필요한 기술이전을 하고 이 사업을 지원하는 기술협력업체(TAC)로 지분투자도 하겠다고 밝혔지만 지분투자 규모와 방식에 있어 아직 확답을 주지 않고 있다.
특히 명실상부한 한국형 전투기를 국내 개발하기 위해서는 핵심 부품과 기술의 국산화는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는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KFX는 KF-16과 유사하지만 탑재되는 레이더·전자장비 핵심 부품은 더 우수한 ‘미들급’ 전투기 120대를 국내 개발로 양산한다. 개발비 8조5000억원과 양산비용 9조6000억원, 운용유지비까지 모두 30조원에 육박하는 초대형 전력증강 사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