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KFX 집중분석③] KFX 레이다 국내 개발 할 수 있나?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files.asiatoday.co.kr/kn/view.php?key=20140320010011272

글자크기

닫기

김종원 기자

승인 : 2014. 03. 21. 06:00

AESA 레이다 국제협력 통해 충분히 국내 개발…직구매땐 전투력 제약·비용 계속 지불
국방과학연구소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왼쪽 둘째)이 지난해 5월 자주국방 기술의 산실인 대전 유성구 국방과학연구소(ADD)를 찾아 백홍열(첫째) 소장으로부터 우리 기술로 국내 개발한 무기·장비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박 대통령은 우리 군의 무기·장비 국산화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사진=청와대 제공
아시아투데이 김종원 기자 = “우리나라 군 레이다 기술 수준이 어느 정도이며 자체 정비도 할 수 있나요?”

최근 정부 고위 인사가 우리 군의 레이다 기술 수준과 정비 능력이 어느 정도 인지를 물었다고 한다. 질문을 받은 관계자들이 어떤 답변을 했고 질문을 한 고위 인사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파악이나 했는지 정확히 전해지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첨단 반도체 송·수신기 기술을 활용한 위상배열 레이다 기술을 적용한 국내 지상용·함정용 레이다는 세계적인 수준에 근접해 있다고 평가한다. 지상 배치와 함정 탑재 레이다는 2000년 이후 국내 자체 독자 개발로 이미 실전 전력화하고 있다.

항공기 탑재 레이다는 무인기용 영상 레이다(SAR)까지 개발하고 있다. 항공기용 레이다는 기종 자체를 도입할 때 해당 업체가 선택하는데 국내 레이다는 현재 하나도 달지 못하고 있다. 전투기용 능동위상배열(AESA·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 레이다는 하드웨어 측면에서는 선진국 수준에 도달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한다.
전투기용 에이사(AESA) 레이다의 가장 핵심 기술인 반도체 송수신기 모듈과 위상배열 안테나는 설계·제작 기술이 이미 선진국 수준에 도달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공대공·공대지 운용 모드와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기술은 전투기 레이다 개발 기회가 없어 아직까지 검증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항공기용 레이다의 하드 웨어는 선진국 수준이지만 소프트 웨어는 좀더 개발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개발과 생산, 운용까지 20조원이 넘는 초대형 전력 증강 사업인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에서는 AESA 레이다를 꼭 국내 개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무엇보다 한국형 전투기의 전투력을 좌우하는 AESA 레이다를 국내에서 개발하지 않고 미국에서 바로 구매할 경우 KFX 전투력이 극히 제한되며 미국의 통제를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형 AESA 레이다
지난해 1월 국회에서 열린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 정책토론회 때 전시된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국내 개발한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다 시제품. ADD는 지상 야외시험장에서 한국형 AESA 레이다에 대한 표적 탐지 추적시험까지 마친 상태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KFX 전투기 AESA 레이다는 꼭 국내 개발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공군 조종사 출신 한 전문가는 “전투기에서 운용하게 될 공대공·공대지 미사일은 대부분 레이다와 연동이 필수적”이라면서 “레이다를 미국에 의존하게 되면 앞으로 국내에서 공대공·공대지 미사일을 개발했을 때 레이다와의 연동을 위해서는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며 그때마다 연동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특히 이 연동 비용은 독점적 권한으로 부르는대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면서 “과거 방위사업청에서 정밀 타격을 위한 야간 표적 식별 장비를 국내 개발하려고 했지만 F-16과의 연동하는데 미국의 승인을 얻을 수 없다는 이유로 국내 개발을 포기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레이다를 국내 개발하지 않고 해외에서 직구매하거나 개발하게 되면 말만 한국형 전투기이지 정작 전투력의 핵심인 무장 연동을 철저히 미국의 통제를 받게 된다는 지적이다.

미국은 AESA 레이다가 가공할만한 전투력의 핵심 요소이기 때문에 AESA 기술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최근 F-16 성능 향상 사업으로 도입되는 AESA 레이다에 대해서도 모든 것을 블랙박스 형태로 내부를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사실 KFX는 최신 기술을 적용한 AESA 레이다를 장착하는 것으로 돼 있다. 국방과학연구소(ADD)가 탐색개발을 통해 제시한 KFX 체계개발 비용 6조3000억원에는 82종의 구성장비 국산화가 포함돼 있다. 그 가운데 AESA 레이다를 국제 기술 협력으로 개발하는 비용도 들어가 있다.

ADD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레이더용 반도체 송수신기 응용 연구를 통해 핵심 구성품인 엑스(X) 밴드 송수신기를 국산화했다. 256개의 송수신기로 이뤄진 능동위상배열 안테나를 제작해 다중빔 형성과 제어 기술까지 확보했다.


AESA 레이다 주요 기능
한국형 전투기(KFX)에는 국제 기술 협력을 통해 국내 개발한 AESA 레이다를 달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AESA 레이다는 적기 여러 대와 동시에 교전할 수 있으며, 공대지 폭격 임무를 수행하면서 공대공 위협에도 대응할 수 있는 현대전의 핵심 무기체계다.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2010년부터 2013년까지는 다중 모드 능동위상배열 레이더 용용 연구로 500개의 송수신기로 구성된 능동위상배열 안테나를 기반으로 하는 레이다 시제품도 제작했다.

전투기용 레이다 개발경험이 많은 스웨덴의 사브(SAAB)사의 기술자문을 받아 공대공 소프트웨어 일부를 개발해 지상에서 시뮬레이터를 통한 시험까지 마쳤다. 올해부터는 시험 개발을 통해 보다 경량화된 선진국 수준의 능동위상배열 레이다 개발 계획을 갖고 있다.

하지만 방사청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는 KFX 개발 기간이 촉박하다는 이유를 들어 AESA 레이다 직구매를 주장하고 있다.

외국방산 전문가들은 “ADD와 한국·외국 방산업체들이 국제 기술 협력을 통해 KFX에 들어가는 AESA 레이다를 한국이 충분히 국내 개발할 능력이 있다”면서 “KFX 개발 기간에 맞춰 개발할 능력도 되고 외국 업체들도 기술 제공과 함께 제3국에 수출 협력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사브 코리아나 에어버스 코리아, 이스라엘 IAI·ELTA사, 셀렉스사도 한국이 국제협력 개발을 추진하면 적극 참여할 의향을 갖고 있다. 영국의 셀렉스사는 유로파이터와 스웨덴 그리펜 전투기용 AESA 레이다를 공급하고 있다. IAI·ELTA사는 이스라엘 공군용으로 AESA를 개발해 왔고 인도 공군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에어버스사는 유로파이터에 AESA 레이다를 공급하고 있다. 스웨덴 사브사는 AESA 시제품을 비행시험까지 한 경험을 갖고 있다. 사브사는 한국과 기술 협력을 통해 AESA 레이다를 개발하면 그리펜에 장착해 한국과 공동으로 제3국에 수출할 계획도 제안하고 있다.

AESA 레이다에 대해 미국은 한국과 기술 개발에 대해 미국 레이다업체들이 상호 협의도 할 수 없도록 철저히 통제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의 레이다업체들은 모든 기술을 제공하면서 기술협력 개발을 하자고 제의하고 있다.

한국은 2003년부터 2005년까지 F-15용 레이다 안테나를 절충교역을 통해 국내에서 생산했다. IAI·ELTA사의 EL·M-2023 레이다를 2009년부터 TA-50과 FA-50 용으로 기술협력 생산하면서 레이더 체계통합과 성능시험 기술을 축적해왔다.

국내 한 레이다 전문가는 “한국형 전투기에 국제 기술 협력을 통해 국내에서 개발한 AESA 레이다를 달지 못한다면 ‘빈 껍데기’ 한국형 전투기가 된다”면서 “국제 기술 협력을 통해 충분히 국내 개발을 할 수 있는데도 외국에서 직구매하겠다는 것은 결국 기술종속주의와 매판기업이라는 비판을 면하지 못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종원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