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유권자에 존재감 알렸지만, 정책 설명 불충분
트럼프, 성·인종차별 공격 없이 절제된 모습
해리스 캠프, 2차 토론 제안...트럼프 "생각해 볼 것"
|
두 후보는 경제·이민·낙태·국가 안보·전쟁 등을 주제로 치열하게 토론을 벌였지만, 뚜렷한 우열을 가릴 수는 없었다.
닷새 동안 호텔에서 보좌진들과 토론 준비를 한 해리스 부통령은 세세한 팩트를 많이 언급했고, 이번 토론이 7번째인 트럼프 전 대통령은 큰 틀에서 조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의 실정을 거듭 지적하면서 '해리스는 바이든', '해리스는 마르크스주의자' 등 낙인찍기를 시도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인화점은 많았지만, 모든 면에서 11월의 초박빙 선거의 역학 구도를 근본적으로 바꿀 만한 결정타는 없었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중산층을 잠식할 억만장자와 대기업의 친구로 묘사하려고 했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해리스 부통령이 국가를 이끌기에는 너무 진보적이고, 자신의 정책이 빈약한 인물이라고 규정하려고 했다고 NYT는 분석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번 토론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각인시키려던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지만, 토론 성격상 그녀의 정책을 충분히 설명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토론 직후 해리스 캠프의 젠 오말리 딜런 선거대책위원장이 해리스 부통령이 토론을 장악했다면서도 두번째 토론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제안한 것도 이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자들이 모여있는 '스핀 룸'을 찾아 폭스뉴스 숀 해니티 앵커에게 "두번째 토론을 하는 이유는 졌을 때이고, 그들을 졌다"며 "하지만 생각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토론에서 선거 유세에서 즐겨 사용한 성·인종 차별적 공격에 의존하지 않고, 해리스 부통령을 공격하는 절제된 모습을 보여줬다는 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그는 "내 최고의 토론이었다"며 해리스 부통령은 그다지 잘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토론 후 남편 더그 엠호프와 함께 필라델피아에서 진행된 지지자들의 '시청(watch) 파티' 장을 찾아 우리는 여전히 '약자(underdogs)'라며 낙관론을 경계하면서도 펜실베이니아주를 포함해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국의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는 이날 TV 토론이 끝난 직후 인스타그램을 통해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2억8300만명의 팔로워를 가진 스위프트는 "많은 여러분처럼 나도 오늘 밤 토론을 시청했다"며 "나는 2024년 대통령 선거에서 카멀라 해리스와 (부통령 후보) 팀 월즈(미네소타주 지사)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인스타그램에 적었다.
이어 그녀는 "카멀라 해리스가 권리와 대의를 위해 싸우고 있으며 나는 그것들을 위해 싸우는 전사가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에 카멀라 해리스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