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사법당국, 암살 기도 사건 수사
바이든, 민주·공화당, 정치 폭력 규탄·트럼프 쾌유 기원
트럼프 지지층 결집...머스크 "강인한 트럼프 전적 지지"
|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야외 유세장에서 연설 시작 약 5분 후인 오후 6시 10분께 두발의 총성이 들리자 재빨리 연단 뒤로 몸을 피했지만, 총알이 귀를 스치면서 피가 흘렸고, 이후 비밀경호국(SS) 요원들에 둘러싸인 채 긴급히 대피해 무사하다고 트럼프 캠프와 비밀경호국이 밝혔다.
◇ 저격범, 여러 발 총격, 한 발 트럼프 전 대통령 오른쪽 귀 관통...저격범 현장서 사살
비밀경호국은 성명에서 "저격범이 집회장 외부 높이 위치에서 무대를 향해 여러 발을 쐈다"며 "SS 요원이 저격범의 무장을 해제했고, 그는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집회 참가자 1명이 사망했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SS는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저격범이 펜실베이니아주 거주 20세 남성이라고 전했다.
미국 법 집행기관 관계자들은 저격범이 무대 좌측, 행사장에서 200∼300 야드(약 183∼274m) 떨어진 건물 옥상에서 최대 8발의 총탄을 발사했고, 경찰이 현장의 백인 남성의 시신에서 가스 작동식 반자동 소총인 AR-15 계열의 소총을 회수했다고 밝혔다고 ABC뉴스·CNN방송·AP통신 등이 알렸다.
AR-15 계열 소총은 군용 총기인 M-16을 민수용으로 개량한 것으로 총기 난사범들이 자주 사용해 악명이 높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나는 웅잉 거리는 소리와 총소리를 들었을 때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즉각 알았고, 바로 피부를 찢는 총알을 느꼈다"며 "나는 오른쪽 귀 윗부분을 관통하는 총알에 맞았다"고 밝혔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은 비밀경호국의 보호와 펜실베이니아주 경찰의 도움을 받아 버틀러 지역을 떠났다고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주 지사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전했다.
|
바이든 대통령 "폭력 설 자리 없어"...민주·공화당 지도부, 정치적 폭력 규탄·트럼프 쾌유 기원
미국 사법당국은 이번 사건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기도로 규정하고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이 암살 기도 사건을 수사하는 주요 법 집행기관이 되고, SS와 지역 및 펜실베이니아주 사법당국도 협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오는 11월 5일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재대결하는 민주당 대선후보 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정치권은 정치 폭력 행위를 일제히 규탄하고 나서면서도 이번 사건이 대선에 주는 영향에 촉각을 세우는 모습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주말을 보내던 델라웨어주 레호보스 해변에서 낸 성명에서 "난 그가 안전하고, 잘 있다고 들어서 감사하다"며 "미국에서 이런 종류의 폭력이 있을 자리는 없고, 우리는 하나의 나라로 단결해 이를 규탄해야 한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후 곧바로 백악관으로 복귀했다.
민주당과 공화당 지도부도 이번 사건을 정치적 폭력 행위라고 규탄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쾌유를 기원했다.
|
지지자 "더 강하게 일어날 것"...머스크 "강인한 후보 트럼프 전적 지지"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층은 결집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캠프와 공화당 전국위원회는 15일부터 18일까지 경합주 중 하나인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진행되는 전당대회가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참석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그를 제47대 미국 대통령 후보로 지명하기 위한 전당대회가 진행되는 것과 관련해 밀워키에서 여러분 모두와 함께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했다.
밀워키의 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는 NBC뉴스에 "그 사람은 더 강하게 일어날 것"이라며 "그는 괜찮고, 강할 것"이라고 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엑스에 "나는 트럼프 대통령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그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며 "미국에서 이렇게 강인한(tough) 후보가 마지막으로 있었던 것은 시어도어 루스벨트였다"고 적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피를 흘리면서 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도 주먹을 불끈 쥐고 손을 들어 보인 것이 루스벨트 제28대 대통령이 1912년 위스콘신주 밀워키 유세 전 총격을 당하고도 90분 동안 연설을 마친 것에 비유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