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백인 증오 부추겨' 게시물에 머스크 "진실" 댓글
"유대인 단체 메시지, 반백인·반아시아인 조장 단체들, 지긋지긋"
반유대주의 콘텐츠 확산 틱톡 금지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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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유한 엑스에 대해 애플·IBM·디즈니랜드·워너브로스 디스커버리·파라마운트 글로벌·NBC유니버설 및 모회사 컴캐스트·라이온스게이트 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광고주들이 지출을 중단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울러 EU 집행위원회도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 관련 허위 정보 등을 거론하면서 엑스에 유료 광고 게재를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고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전날 전했다.
◇ 애플·IBM·디즈니·EU 등 엑스 광고 지출 중단...머스크, 반유대주의 논란 계기
'유대인, 백인 증오 부추겨' 게시물에 머스크 "진실" 댓글
머스크가 유대인들이 백인에 대한 증오를 의도적으로 부추긴다는 취지의 한 엑스 이용자의 게시글에 동조 댓글을 단 것과 유력 유대인 권익단체 반(反)명예훼손연맹(ADL)과의 오래된 갈등이 엑스에 대한 광고 중단의 계기가 됐다.
머스크가 지난 15일 "인터넷의 익명성 뒤에 숨어 '히틀러가 옳았다'는 글을 올리는 겁쟁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라는 엑스 게시물에 다른 엑스 이용자가 "유대인(커뮤니티)은 사람들이 그들에게 사용하는 것을 중단하길 원한다고 주장하는 바로 그 변증법적 증오를 백인에게 강요해 왔다"고 답한 데 대해 "당신은 실제 진실을 말했다"고 댓글을 달았다.
이에 대해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부대변인은 17일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이후 유대인에게 가장 치명적인 날(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인 등 학살)이 지난 지 한달밖에 지내지 않은 지금, 미국 역사상 가장 치명적인 반유대주의 행위 뒤에 숨어 있는 끔찍한 거짓말을 반복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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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머스크는 같은 날 엑스에 "서구 대다수가 유대인과 이스라엘을 지지함에도 불구하고, ADL은 서구 대다수를 부당하게 공격하고 있다"며 "이는 그들이 자신들의 신념에 따라 주요 위협이 되는 소수 집단을 비판할 수 없기 때문으로 이는 옳지 않으며 중단돼야 한다"고 적었다.
이에 한 이용자가 '유대인 커뮤니티 전체를 일반화하는 것을 공정하지 않다'고 반박하자 머스크는 "나는 ADL의 메시지와 사실상 반백인 또는 반아시아인 인종주의, 모든 종류의 인종 차별을 조장하는 다른 모든 단체에 심한 불쾌감을 느낀다"며 "지긋지긋하다. 이제 그만하라"고 답했다.
머스크는 ADL의 압력 때문에 미국에서 X의 광고 매출이 60% 감소했다고 주장하기도 하고,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거물 투자자 조지 소로스를 영화 '엑스맨' 속 악당 매그니토에 비유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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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진보 성향 미디어 감시단체인 미디어 매터스가 1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IBM을 비롯해 애플·오라클 등의 기업 광고가 엑스 플랫폼의 반유대주의 콘텐츠 옆에 배치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더 커졌다.
이에 머스크는 18일 자신의 X 계정에 "월요일 법원이 열리면 '미디어 매터스'와 이 사기적 공격에 공모한 모두를 상대로 폭탄 소송을 내겠다"며 법적 소송을 예고했지만 반유대주의 논란으로 인한 광고 중단 등 매출 감소는 당분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WSJ "틱톡, 친팔레스타인·반유대주의 콘텐츠 선호 인식 확산에 미국서 큰 위기"
젊은 층을 중심으로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소셜미디어 틱톡도 친팔레스타인과 반유대주의 콘텐츠를 선호한다는 미국 정가의 인식 탓에 서비스 시작 이후 가장 큰 위기에 직면한 것 같다고 WSJ이 전날 전했다.
미국 연방의회 의원들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발발 이후 틱톡에 반이스라엘 게시물과 수십 년 된 오사마 빈 라덴의 편지가 올라온 것을 문제 삼으며 미국에서 틱톡의 사용을 금지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고 WSJ은 전했다.
민주당과 공화당 의원들은 물론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일부 관리들은 중국 정부가 틱톡에 1억5000만명의 미국인 이용자를 감시하거나 선전물을 퍼트리도록 지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틱톡 사용 중지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부터 행정명령 등으로 진행됐고, 일부 주에서는 실제 추진되고 있으나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가 워낙 높아 반대 목소리가 크고, 법원이 제동을 걸어 관철되지 못했다.
다만 일부 민주당 좌파 의원들을 제외하곤 민주당과 공화당이 초당적으로 이스라엘 지지 입장이기 때문에 틱톡에서의 반이스라엘 콘텐츠가 지속적으로 확산되면 사용 금지 움직임이 현실화할 수도 있다.
주요 광고 수익원이면서 전자상거래 사업으로 새로운 수익 창출이 기대되는 미국에서 틱톡 사용이 금지되면 이 움직임이 전 세계로 확산돼 존폐 위기에 처할 수 있지만 현 상황에서 그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