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통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맡아야"...이스라엘 입장과 배치
"푸틴·하마스 침략 해결, 미국의 의무"
'신고립주의' 트럼프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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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기고에서 "두 국가 해법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주민 모두의 장기적인 안보를 보장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두 국민이 동등한 자유와 기회, 존엄을 누리며 나란히 함께 사는 두 국가 해법이 평화를 향한 길이 가야 할 곳"이라고 말했다.
◇ 바이든 대통령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두 국가 해법', 안보 보장 유일한 방법"
"'포스트 하마스' 가자지구 통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담당해야"
바이든 대통령은 △테러 거점으로 활용 불가 △팔레스타인인 강제 이주 불가 △ 이스라엘의 재점령·포위·봉쇄 불가 ◇ 영토 축소 불가 등 '포스트 하마스' 가자지구에 대한 미국 정부의 기존 4가지 원칙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이번 전쟁이 끝난 후 팔레스타인 국민의 목소리와 그들의 열망이 가자지구에서 '포스트 위기 통치(거버넌스)'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며 "가자와 서안지구는 단일 통치 구조, 궁극적으로 부흥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아래 재통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전쟁이 끝난 뒤 과도기(interim) 안전보장 조치 등 가자지구 주민 지원을 위한 자원 투입, 장기적인 재건 메커니즘 구축을 힘써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는 바이든 대통령이 가자지구에서의 국제적인 안전보장 체제 구축을 촉구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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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도 '포스트 하마스' 가자지구 통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세프 보렐 EU 고위대표는 이날 바레인에서 열린 연례 외교안보정책 콘퍼런스인 '마나마 대화'에 참석해 "하마스는 더 이상 가자를 통제해선 안 된다"며 "그렇다면 가자를 누가 통제할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은 오로지 하나, 팔레스타인 당국뿐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집트를 방문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회동 뒤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에서 "우리는 팔레스타인인들의 강제 이주는 안 되며 '두 국가 해법'에 근거한 정치적 지평이라는 원칙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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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미국과 EU의 입장을 이스라엘의 구상과 차이가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구상 관련 질문을 받고 현재 형태의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가자지구를 통치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며 마무드 아바스 수반이 여전히 10월 7일의 학살을 규탄하지 않고 있으며 일부 PA 장관들은 이를 축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고 TOI는 전했다.
그러면서도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궁극적으로 '테러를 지원·조장하고, 자금을 지원하며 교육하는 시민 정부(PA)가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1일에도 가자지구에 대한 통치와 관련, "하마스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도 없을 것"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보안 통제권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6일엔 "가자지구에 대한 전반적 보안을 무기한 책임질 것"이라고 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도 7일 하마스 소탕 전쟁이 끝난 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통치하지 않을 것이지만 필요하면 가자지구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주장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가자지구 통치뿐 아니라 4가지 원칙 중 '이스라엘의 재점령·포위·봉쇄 불가'와 일부 상반되는 입장이다.
다만 엘리 코헨 이스라엘 외무부 장관의 발언에선 바이든 대통령의 '과도기 안전보장 조치' 제안과 일부 접점을 찾을 수 있다.
코헨 장관은 7일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민간 정부를 세울 의향이 없다며 미국·유럽연합(EU)·이슬람 다수 국가를 포함한 국제적 연합 또는 가자지구 정치 지도자들에게 통치 책임을 넘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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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WP 기고문에서 하마스에게 새로운 공격을 준비할 시간을 줄 수 있다며 휴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하마스가 파멸적인 이념을 고수하는 한 휴전은 평화가 아니다"며 "모든 휴전은 하마스 조직원이 로켓 비축을 재구축하고, 전투원을 재배치하며 무고한 사람들에 대한 공격 및 살해를 재개하는 데 악용하는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고문을 시작하면서 "오늘날 세계는 유럽과 중동의 위기 등 우리가 내리는 선택이 다음 세대의 미래 방향을 결정할 변곡점에 직면해 있다"며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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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하마스 침략 해결, 미국의 의무, 외면시 미래 비용 증가...내버려두지 않을 것"
바이든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하마스가 이웃 민주주의 국가를 지도에서 지우려고 싸우고 있으며 광범위한 지역 안정과 통합을 무너뜨리고, 그에 따른 무질서를 이용하려고 한다며 "미국은 우리의 국가 안보 이익과 전 세계의 이익을 위해 이를 허용할 수 없고,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가 우리 시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을 바라보고 있는데 이것이 지도국(leadership)의 의무이며 미국이 이를 이끌 것"이라며 "미국이 오늘날의 도전을 외면한다면 분쟁의 위험은 확산될 수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비용만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는 지금 당장은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에 반대하는 공화당을 겨냥한 것이면서 동시에 전 세계 주둔 미군 감축 및 철수, 미군 주둔국의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 분쟁국에 대한 지원·개입 반대 등 '21세기 신고립주의'를 주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