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현지시간) 열리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국민투표를 앞두고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영국의 정책 결정자들과 유권자들은 국민투표 이후에 어떠한 형태의 재협상도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EU에서 나가면 그것으로 끝이다”고 경고했다고 영국 BBC뉴스가 22일 전했다.
융커 위원장은 “우리(EU)는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총리와 이미 거래를 결론지었다. 그는 얻을 수 있는 최대한을 얻었고 우리는 줄 수 있는 최대한을 줬다”면서 “우리가 2월에 체결한 협상 외에 다른 재협상 같은 것은 없다. 어떤 종류의 협상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월 EU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 저지 협상이 타결된 바 있다. EU 정상들은 브렉시트 저지를 위해 영국 정부가 요구한 EU 개혁안을 대부분 수용했으며, 이로 인해 영국은 EU 내에서 ‘특별 지위’를 갖게 됐다. 유로존 공용화폐인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는 영국은 유로존의 재정금융 결정에 구속받지 않으며 자국의 재정 정책과 금융가의 독자성을 보호받고 있다.
캐머론 총리는 국민결과가 EU 잔류로 나온다면 “EU 내 영국의 지위에 대해 재협상 하겠다”는 주장을 펼치며 잔류를 호소하고 있지만, 융커 위원장은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와 상관 없이 영국에 대해 EU가 더는 양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 한 셈이다.
프랑수와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파리에서 슬로바키아 총리와 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닌 것은 아닌 것이다. 중간지대는 없다”라며 “결과가 EU를 떠나는 것으로 나온다면...그 결과는 뒤집을 수 없다”고 밝혔다. 올랑드 대통령은 “영국 뿐 아니라 EU의 미래가 이 투표에 달렸다”면서 “브렉시트 시 영국은 EU 단일 시장 접근권을 잃는 등 큰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영국의 잔류를 바란다고 밝혔으며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는 브렉시트가 역사적 실수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EU 잔류 진영을 이끌어온 캐머런 총리는 영국의 EU 탈퇴로 투표 결과가 나올 경우 국론을 분열시킨 ‘책임론’이 대두돼 사퇴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13년 1월 ‘브렉시트 국민투표’라는 승부수를 2015년 총선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에 대해 영국의 유력 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찬반 유세는 나라를 양분시켰다. 보수당 내 분열을 봉합하기 위한 캐머런 총리의 국민 투표 도박이 헛됐음이 증명됐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