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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4일(미국 현지시간) 65년 전 한국전쟁 당시 흥남철수 작전의 주역이었던 미군 참전용사들을 만나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방미 공식 첫 일정으로 ‘한미 혈맹의 상징인’ 워싱턴 D.C 한국전쟁 미군 참전 기념비에 헌화 참배했다.
이 자리에 초청된 예비역 미 해군 소장인 로버트 루니 제독과 한국전 당시 에드워드 알몬드 미 육군 10군단장의 외손자인 토머스 퍼거슨씨에게 직접 감사를 전했다.
루니 제독은 1950년 12월 한국전쟁 당시 흥남철수 작전에 참여해 1만4000여 명의 피난민을 구한 미국 상선 메리디스 빅토리호의 1등 항해사였다. 알몬드 장군은 흥남철수 작전 때 피난민 승선 결단을 내려 북한에 있던 주민 10만 여명을 탈출시켰다.
특히 흥남철수 작전은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국제시장’에 나오면서 재조명을 받았다. 루니 제독은 지난 6월 미국 연방의회 오리엔테이션 영화관에서 열린 국제시장 특별상영회에 참석해 ‘한국판 쉰들러’로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됐다.
박 대통령은 루니 제독에게 인사하면서 “당신은 진정한 영웅”이라며 한국민을 대신해 고마움을 전했다. 루니 제독으로부터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 한 장을 건네 받은 뒤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당신 덕분에 오늘날 살아 있다”면서 거듭 감사를 표했다. 박 대통령은 퍼거슨씨에게도 “감사합니다”라면서 생사가 급박한 전쟁터에서 인도주의적인 흥남철수 작전을 도운 영웅의 후손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박 대통령의 한국전 참전비 참배 행사는 한미 두 나라 국가가 연주되는 가운데 국기에 대한 경례, 헌화, 묵념으로 진행됐다. 유엔군으로 한국전에 참전한 21개국 국기도 내걸렸다.
한국전 참전비는 한국 대통령과 정부, 군, 사회 주요 인사 등이 미국을 찾을 때마다 가장 먼저 찾는 ‘한미 혈맹의 성지’로도 불린다.
1995년 7월 제막한 한국전 참전비(Korean War Veterans Memorial)에는 ‘자유는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Freedom is not free)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올해 제막 20주년이 됐다.
박 대통령의 참배에는 존 맥휴 미국 육군성 장관, 존 틸럴리(8대)·월터 샤프(12대) 전 한미연합사령관,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 김재창·박선우 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한국전 미군 참전용사, 지갑종 유엔 한국전 참전국 협회장 등 120여명이 참석했다.
해리 트루먼 전 대통령의 손자인 클리프튼 트루먼 대니얼 트루먼 대통령기념관장도 함께했다. 트루먼 전 대통령은 한국전이 발발하자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해 참전을 결정했다. 1950년 낙동강 지구 전투에서 실종된 제임스 엘리엇 미군 중위의 딸인 조르자 래 레이번씨도 참석했다.
레이번씨는 지난 5월 국가보훈처 초청으로 한국을 찾아 올해 2월 작고한 모친의 유골을 경북 칠곡군 낙동강에 뿌려 진정한 한미 혈맹으로 두 나라 국민을 감동시켰다. 박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미국을 찾았던 2013년 5월에도 한국전 참전비에 헌화 참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