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이날 대구경북과학기술원에서 경제 재도약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창조 경제 등 주요 국정과제에 대한 대구시 차원의 추진 현황을 보고 받았다. 시정모니터단과 다문화가족, 봉사단체 회원 등 지역 주민 100여명과 오찬도 함께 했다.
박 대통령은 오찬에서 “우리가 산을 오르다 보면 마지막 한고비를 흔히 ‘깔딱 고개’라고 한다”면서 “그 고비를 넘기는 게 아주 힘들 때가 있는데 우리나라도 대구도, 지금이 바로 그 순간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이 고비만 잘 넘기면 반드시 더 크게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또 박 대통령은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마음 속에서 먼저 승리하고 그 다음에 현실에서 승리를 하는 것이지, 뭔가 마음에서부터 위축되면 그 전쟁에서 승리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도 내비쳤다.
박 대통령은 오찬을 마친 뒤 대구 민생 경제의 현장인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과 시민들을 격려했다. 서문시장 방문은 대선 후보 시절인 2012년 9월에 이어 3년 만이다. 박 대통령이 시장에 도착하자 상인과 시민들은 열렬한 박수와 환호로 박 대통령을 맞았다.
박 대통령은 상가를 돌면서 현금과 온누리 상품권으로 만두와 개량한복 상의, 과자, 신발을 샀다. 상인들과도 살갑게 악수를 나눴다. 박 대통령은 “할인폭을 5%에서 10%로 늘렸기 때문에 올해 (온누리) 상품권 판매량이 아마 많을 것”이라면서 “디자인과 문화를 접목하고 온라인 거래를 통해 정보통신기술 융합을 하게 되면 전통시장도 굉장한 경쟁력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영진 대구광역시장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박 대통령이) 중국에 가셔서 대구산 선글라스를 쓰고 열병식을 보셨다”고 소개했다. 박 대통령이 열병식 참관 때 쓴 선글라스는 대구의 안경테·선글라스 제조업체 ‘시선’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또 이날 신라왕경(王京) 복원사업의 핵심 유적인 경주 인왕동의 월성지구 발굴조사 현장을 찾았다. 나선화 문화재청장으로부터 발굴 현황을 보고받고 현장 직원들을 격려했다.
현직 대통령이 문화재 발굴현장을 찾은 것은 1975년 7월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국립경주박물관 개관식에 참석하기 위해 경주를 찾은 계기에 황남대총 발굴 현장을 방문한 이후 꼭 40년 만이다. 박 전 대통령의 방문 때 퍼스트레이디를 대신했던 박 대통령도 함께 했었다.
박 대통령은 나 문화재청장의 보고를 받은 뒤 “경주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데 이런 경주 역사 유적지구를 잘 발굴하고 복원하는 것은 문화융성을 계승하는데 있어 핵심거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문화재청에서 신라 왕경 핵심 유적에 대해 인력이나 예산을 최대한 투입해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신라왕경 복원사업 예산은 올해 400억원에서 내년 453억원으로 늘리고 이 가운데 월성복원 사업 예산은 70억원에서 210억원으로 대폭 증액된다. 박 대통령은 시찰 도중 한 참석자가 1962년 9월 제1회 신라문화제에 참석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안압지에서 찍은 사진을 가져오자 이를 유심히 살펴보기도 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이날 대구시 업무보고 자리에서 “앞으로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발전을 위해 더욱 외교적인 역량을 발휘해 나가면서 국내적으로는 경제 활성화와 국가미래를 위한 개혁을 이루는데 더욱 매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당초 지난달 21일 대구시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북한의 도발로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자 지방행 일정을 전격 취소하고 육군3야전군사령부를 찾아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현장 점검했다.
박 대통령은 “당시 우리 국민의 안위가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가지고 끝까지 임했고 국민께서 힘을 모아주신 덕분에 국가 안보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면서 “지난주에는 전승 70주년 기념식 참석차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한·중 관계 발전, 한반도 평화 방안들을 논의하고 돌아왔다”고 소개했다.
박 대통령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함께 창조경제와 문화융성, 노동개혁을 비롯한 4대 구조개혁을 언급하면서 “이런 혁신정책들은 중앙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이뤄내기 어렵다”면서 “각 지역이 적극적인 자세로 혁신의 주체가 되어야만 그 힘이 모여서 완수해 낼 수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노동개혁과 관련해 “책임감과 애국심이 투철한 우리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은 정말 절실한 과제”라면서 “그러려면 무엇보다 노동개혁을 완수해야 한다. 얼마 전 노사정위가 다시 가동됐는데 올해가 노동개혁의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상생의 합의를 이뤄내야만 하겠다”고 밝혔다.
업무보고 이후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동개혁과 규제개혁’,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통한 대구경제 활성화’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박 대통령은 노동개혁과 투자증진, 일자리창출, 소비진작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