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화재 피해통합지원센터도 마련
중국 헤이룽장서 출신 송모씨(66)가 25일 오후 3시 30분께 경기 화성시청 모두누림센터 화성공장 화재 유족 대기실로 이동하고 있다. /김서윤 기자 |
25일 경기 화성시청 유족대기실 앞에서 만난 중국 헤이룽장성에서 온 송모씨(66)는 심정을 묻는 질문에 "먼 친척이지만 한국에 와서 서로 의지하면서 살았으니 아주 가까운 가족이나 다름없는 아이가 어제 사고를 당했다"며 애써 참았던 눈물을 떨궜다.
송씨는 "애타는 마음으로 어제(지난 24일) 조카에게 몇 번이고 전화를 걸어봤지만 응답이 없었다"며 "놀란 가슴을 부여잡고 현장을 찾았지만 명확히 상황을 알려줄 수 있는 사람도 없었다. 119에 전화를 걸어봐도 '소식을 기다리라'는 말만 돌아왔을 뿐"이라며 다급했던 지난 밤을 떠올렸다.
이날 화성시청에 마련된 유족 대기실엔 적막만이 흘렀다. 참담한 사고에 누구 하나 목소리를 낼 힘도 없는 듯했다. 인파가 몰리지도 않았고 유족들을 위로하는 엄숙함만이 무겁게 내려앉아 있었다. 유족들을 돕는 공무원들은 저마다 가슴 한쪽에 '근조(謹弔)' 리본을 달고 위로의 마음을 전했다.
오후 5시까지 수습된 사망자 23명의 시신 중 2명만이 신원이 확인된 상태다. 소방 당국이 사망자의 혈액을 채취하는 등 신원 확보를 위해 만전을 기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시신이 소사 상태로 발견돼 난항을 겪고 있다.
화성시는 화성시청에 분향소를 설치한 것을 시작으로 서신면체육관, 동탄역 인근, 병점역 인근 등 총 4곳에 분향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이와 함께 합동분양소 설치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시청 가장 안쪽에 위치한 본관 5층에 마련된 '서신면 전곡리 공장화재 피해통합지원센터'는 출입이 엄격히 통제됐다. 조금 열린 문틈으로 쉴 새 없이 전화를 받거나 서류를 검토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모두 경황 없어 보였지만 한마디 소음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숙연한 분위기였다.
같은 건물 1층 로비공간은 분향소 설치에 한창이었다. 분주한 와중에도 관계자들은 두 손을 앞으로 모은 채 작업을 진행했다. 시 관계자는 "설치 예정인 분향소들 가운데 이곳이 가장 먼저 준비될 것이다. 어떻게든 빠르게 추모 공간을 마련 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