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는 1톤 트럭 포터…물류량·유가 상승 영향
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2023년 1~11월 완성차 내수 판매 1위는 10만4652대를 기록한 그랜저였다. 2위는 현대차의 1톤 트럭인 포터로, 9만1622대가 팔렸다. 이어 기아 쏘렌토(7만7743대), 카니발(6만4552대), 스포티지(6만4010대) 순으로 나타났다. 곧 발표될 12월 판매 실적을 더해도 큰 폭의 순위 변동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랜저는 2022년만 해도 포터, 쏘렌토에 밀려 3위까지 순위가 떨어졌지만 지난해 초 7세대 신형 모델의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국내에서 유일하게 연 10만대 고지를 넘어섰다. 월평균 판매량이 약 9500대인 점을 고려하면 2023년 12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11만대도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년(2021~2022년) 동안 10만대 이상 판매된 차량이 없을 만큼 10만대 클럽은 완성차 시장에서 대기록으로 통한다.
특히 그랜저는 하이브리드차 부문에서도 판매량 1위에 올랐다. 그랜저의 전체 판매량 가운데 하이브리드 모델의 비중은 54.6%에 달한다.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2023년 1~11월 5만7107대가 팔려 전년 대비 무려 198.8%가 늘었다. 사실상 7세대 신형 그랜저가 올해 하이브리드 모델 중심으로 판매된 셈이다.
그랜저에 이어 두 번째로 판매량이 많은 포터는 9만1622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전기차 모델 판매량은 2만5404대로 전년과 비교해 25.3% 늘었으며, 전체 포터 판매량 가운데 전기 모델의 비중은 27.7%에 달했다. 포터의 판매 증가는 코로나19 이후 물류량의 급증과 유가 급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수입차 중에선 벤츠 E클래스가 1위 자리를 차지할 전망이다. E클래스는 지난해 1~11월 2만2211대가 팔리며 수입차 단일 모델 중 유일하게 2만대 이상 판매됐다. 현재 시판 중인 10세대 E클래스는 2016년 출시 이후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 모델 중 처음으로 20만대 돌파의 기록을 세운 벤츠의 효자 모델이다. 벤츠는 이달 E클래스의 완전 변경 모델을 출시하면서 세계 1위 시장인 한국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수입차 2위는 판매 대수 1만8907대의 BMW 5시리즈다. 지난해 10월 세계 최초로 한국에 출시된 8세대 신형 5시리즈는 수입차 시장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흥행 기대감을 불러 모으고 있다. 3위는 테슬라 모델Y로 1만3086대를 기록했고, 벤츠 S클래스는 9742대로 4위에 올랐다.
한편 BMW와 벤츠는 2023년 수입차 브랜드 점유율 1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양사의 판매량은 각각 6만9546대와 6만8156대로, 11월까지는 BMW가 벤츠보다 1390대 앞선 상황이다. BMW가 12월까지 판매 1위 자리를 지키면 2015년 이후 8년 만에 수입차 왕좌를 되찾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