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미 싱크탱크 CSIS “북 3차 군사정찰위성 발사, 러 기술 지원의 직접적 결과”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files.asiatoday.co.kr/kn/view.php?key=20231123010014900

글자크기

닫기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3. 11. 23. 06:42

CSIS 빅터 차·엘런 김 "북 3차 군사정찰위성 발사, 러 지원의 직접적 결과"
"러, 북에 기술 제공, 비확산 체제 타격...북, 핵 억제력 확보 진전"
"북 도발, 한미와 외교 재개 기회 제공 가능성 작아"
북한
북한은 22일 전날 밤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 '만리경-1호'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2023년 11월 21일 22시 42분 28초에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신형위성운반로켓 '천리마-1형'에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보도했다./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에 러시아의 기술 이전이 결정적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미국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왔다.

미국 워싱턴 D.C.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아시아 담당 부소장 겸 한국석좌와 엘런 김 선임연구원은 22일(현지시간) '긴급 현안 보고서'에서 이번 발사를 "러시아 지원의 직접적 결과"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13일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만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군사위성 기술과 우주 프로그램에 관해 원하는 명확한 우선순위를 밝혔다며 그 회담 이전 5월 31일과 8월 24일 두번의 실패와 북한이 성공했다고 발표한 이번 발사 사이에는 러시아 지원이라는 강력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북한은 22일 전날 밤 발사한 군사정찰위성 1호기 '만리경-1호'의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사진은 발사 장면 지켜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 미 CSIS 빅터 차·엘런 김 "북 3차 군사정찰위성 발사, 러 지원의 직접적 결과...러, 북에 군사위성기술 제공"
"러, 대북 지원, 국제 비확산 체제·규칙 기반 국제 질서에 타격"..."북, 생존 가능한 핵 억제력 확보 진전"

이들은 이어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와 탄약을 제공함으로써 식량과 연료 지원뿐 아니라 군사위성기술과 핵추진 잠수함 및 탄도미사일 등 다른 첨단 기술도 제공받고 있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를 지지했던 러시아가 이를 위반해 북한을 지원한 행동은 국제적인 비확산 체제와 규칙에 기반한 국제 질서에 대한 주요 타격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제대로 작동하는 군사정찰위성이 한반도 내 미군 및 한국군 활동의 실시간 정보를 북한에 제공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북한은 생존 가능한 핵 억제력을 확보하는 데 진전을 이룰 수 있다"고 진단했다.

북한은 전날 군사정찰위성 1호 '만리경 1호'를 21일 밤 성공 발사했다고 했고, 합동참모본부도 북한 군사정찰위성이 지구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다만 대통령실은 "북한 위성이 제대로 원하는 지역과 장소를 타겟해서 사진을 전송받고, 또 정보로 활용되고 있느냐에 대해서는 아직도 의문"이라고 했다.

미국과 일본 정부는 북한 위성의 궤도 진입 여부 등 발사 성공 여부를 평가 중이라는 입장이고, 미국 정부는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기술 이전 여부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했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와 북한이 불법으로 군사 기술 협력을 하고 있다는 서방의 지속적인 주장에는 증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빅터 차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아시아 담당 부소장 겸 한국석좌가 9월 25일(현지시간) 국제교류재단(KF)과 CSIS가 미국 워싱턴 D.C. CSIS에서 개최한 한·미전략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CSIS "군사정찰위성, 김정은 제시 무기 프로그램의 명시 목표·군 강화 주요 과제"

차 석좌와 김 연구원은 군사정찰위성은 김정은이 2021년 1월 밝힌 대로 북한의 정보·정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무기 프로그램의 명시 목표라며 김정은이 올해 4월 군사정찰 능력 확보가 군 강화를 위한 주요 과제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들은 "북한이 아마도 한국의 독자 위성 발사에 앞서 정찰위성 성공을 발표하고 싶었을 것"이라며 "실패한 북한의 첫 위성 발사는 5월 25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발사 6일 후"라고 했다.

한국은 오는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소재 밴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최초의 독자 정찰위성을 스페이스X의 팰컨9에 실어 쏘아 올릴 계획이다.

캠프 데이비드
윤석열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함께 8월 18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프레데릭 카운티의 미국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회의 관련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AFP·연합뉴스
◇ "캠프 데이비드 합의 따라 한·미·일 협의 진행 중...북 도발, 미국·한국과 외교 재개 기회 제공 가능성 작아"

차 석좌와 김 연구원은 향후 대응 방안과 관련 "한·미·일 3국이 (8월 18일)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 합의에 따라 협의를 이미 진행 중"이라며 한국 정부의 '9·19 남북 군사합의' 파기, 주요 7개국(G7) 같은 그룹의 성명이나 제재 정책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정부는 이날 '9·19 남북 군사합의' 중 대북 정찰 능력을 제한하는 1조 3항의 효력을 정지했고, 우리 군은 이날 오후 3시 이후 군단급 무인기 송골매와 정찰기 금강·백두 등 감시정찰자산을 군사분계선(MDL) 인근에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G7 외교장관들은 이날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위성 발사를 규탄하면서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핵 및 탄도미사일 관련 기술의 이전 가능성도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차 석좌와 김 연구원은 이번 북한의 도발이 미국 및 한국과의 외교 재개 기회를 제공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북한은 내년 11월 미국 대선을 기다리고 있으며, 북한의 외교판은 이미 중국 및 러시아와 새로운 협력으로 채워져 있다"고 분석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