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무기 들어야...승리 위해 단결할 때"
지상전, 이르면 다음주...인질 협상 변수
바이든 대통령 "이스라엘, 민간인 보호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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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저녁 TV 연설에서 "우리는 지상 침공을 준비하고 있다"며 "작전 시기는 전시내각과 참모총장이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말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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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은 이스라엘이 미국의 요청을 받아들여 가지지구에 대한 지상 공격을 미루기로 결정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보도한 직후 나왔다.
네타냐후 총리가 언급한 지상전 시기는 이스라엘의 하마스에 대한 대응 권리를 인정하면서도 민간인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리시 수낵 영국 총리 등 서방 정상들의 요구를 일부 반영해 결정됐을 가능성이 있다.
그가 "이스라엘은 우리의 생존을 건 싸움의 한가운데에 있다"며 이 전쟁의 두가지 목표가 △ 하마스의 군사 및 통치 능력을 파괴해 제거하는 것 △인질들을 되찾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하는 것이라고 언급한 것이 이를 보여준다.
미국은 이라크·시리아·쿠웨이트·요르단·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UAE) 등의 미군 기지에 대한 이란·시리아 등 적대세력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방어할 시스템을 증강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이스라엘 측에 전달했는데 그 증강 완료 시점이 이번 주말인 것을 감안하면 이스라엘군의 지상전 개시 시점은 이르면 다음주가 될 수 있다. 다만 하마스와 이슬라믹 지하드 등이 억류하고 있는 220여명의 인질 석방 협상 진전 상황이 지상전을 더 연기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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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총리는 결전을 앞둔 듯 이스라엘인의 단결을 촉구했다.
그는 "땅 위에 있든, 지하에 있든, 가자지구 안이든 밖이든, 모든 하마스 대원은 이미 죽은 목숨"이라며 "우리는 테러리스트 수천명을 사살했으며,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우리는 이스라엘 시민들이 무기를 들 것을 촉구한다"며 "우리는 이 살인자들, 만행의 가해자들, '다에시(이슬람국가·IS)' 하마스로부터 대가를 받아낼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총리로서 국가의 미래를 보장할 책임이 있으며 현시점에서는 적에 대한 압도적인 승리로 이스라엘 국가와 국민을 이끄는 것이 나의 책임"이라며 "지금은 승리를 향한 전진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위해 단결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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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총리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정보전 실패'에 진상 규명을 약속하면서도 이는 하마스 제거 작전 이후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10월 7일은 우리 역사에 어두운 날이었다"며 "남부 국경과 가자지구에서 일어난 일을 끝까지 파헤칠 것이며, 이 참사를 철저히 규명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다만 그는 "나를 포함한 모든 이가 이 참사에 대답을 내놓아야 한다"면서도 "이 모든 것은 전쟁이 끝난 뒤에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의 기습으로 네타냐후 정부의 신뢰도는 20년 만에 최저치인 18%를 기록했는데 커피숍에서 최전선에 이르기까지 이스라엘인들은 하마스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확신하고 있으며, 그 과정을 감독할 네타냐후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두가지 점에서 단합돼 있다고 TOI는 전했다.
◇ 바이든 대통령 "이스라엘, 대응 책임·권리 있지만, 민간인 보호 위해 모든 일 해야"
네타냐후 총리가 연설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미국을 국빈 방문한 앤서니 앨버리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은 자국민 학살에 대응할 책임과 권리가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면서도 "하마스는 민간인 뒤에 숨어 있으며 이는 이스라엘에 추가적인 부담을 주지만 그렇다고 (이스라엘이) 전쟁법에 따라 작전을 수행할 필요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며 "이스라엘은 무고한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일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인질 석방을 위해 네타냐후 총리에 지상전 연기를 요구했느냐'는 질문에 "아니오(No)"라고 답한 뒤 "사람들을 안전하게 구출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그것이 그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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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을 강화하면서 사망자 수는 급증하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지난 24시간 동안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아동 344명을 포함해 756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전날 사상 최고치 704명을 또다시 경신한 것이다. 이로써 누적 팔레스타인인 사망자 수는 6546명이 됐다.
다만 바이든 대통령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는지에 대해 팔레스타인이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나는 팔레스타인이 쓰는 (인명피해) 수치에 대해 확신이 없다"고 말했다.
하마스의 공격으로 사망하거나 실종된 사람의 수는 약 1400명이라고 이스라엘 정부가 밝혔다. 이에는 태국인 45명·미국인 39명·우크라이나인 27명·러시아인 27명·프랑스인 24명·네팔인 10명·중국인 6명 등 40개국 총 328명도 포함됐다.
아울러 220여명의 인질 중 절반이 넘는 138명이 외국인으로 확인됐다고 이스라엘 정부는 설명했다. 외국인 인질 대부분은 이스라엘 이중국적자로 태국인 54명·아르헨티나인 15명·미국인 12명 등 25개국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