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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국타이어의 올해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2조2802억원, 영업이익 2605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은 0.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35.4% 늘어난 수치다. 상반기에 이미 439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연간 영업이익 1조원 달성 기대감을 높였다.
당초 한국타이어는 지난 3월 조현범 회장이 횡령·배임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되면서 경영 공백과 신성장 동력 개발 및 투자 위축 등으로 인한 실적 악화가 예상됐다. 최근 가속화되는 모빌리티의 변화 속에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신사업 추진과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지만 총수의 부재로 신속한 의사결정이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 3월 발생한 대전공장 대규모 화재도 악재 중 하나다. 화재 피해가 경미했던 1공장은 지난달 가동을 재개했지만 전소된 2공장의 가동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공장 재가동을 위해선 복구 비용과 신규 투자 비용이 집행돼야 하지만 7공장이 지난 현재까지도 뾰족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실적 개선이 이뤄진 것은 전기차 전용 타이어 등 고수익 제품의 판매가 확대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5월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을 출범하고 판매 지역과 상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전기차 판매가 크게 늘면서 높은 내구성을 요하는 전기차용 타이어 판매량도 자연스럽게 증가했다.
전기차용 타이어와 함께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18인치 이상 고인치 타이어 비중도 확대하며 수익성 개선을 꾀하고 있다. 고인치 타이어는 일반 타이어보다 20% 더 비싼 고수익 제품으로, 한국타이어의 고인치 타이어 판매 비중은 지난 2020년 34%에서 올 상반기 44%로 늘었다. 한국타이어는 남은 하반기 고인치 타이어 판매 비중을 45%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운임비 안정화와 원자재 가격의 하락도 수익성 개선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말 천연고무 가격은 1톤당 240만원에서 지난 2분기 210만원으로 12.5% 내려갔다. 글로벌 해운 운임 수준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7월 4000선을 돌파했다가 지난달 28일 886.8로 내려왔다.
업계에서는 한국타이어가 올해 4분기에도 우호적인 경영 환경이 지속될 경우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9454억원으로 1조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한국타이어가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선 것은 7년 전인 2016년이 마지막이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대전공장 화재로 2공장이 중단됐지만 국내외 다른 공장들의 가동률을 높여 어느 정도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면서 "중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선 브랜드 가치 제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