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현대차·기아에 따르면 현대차는 2020년 2조8784억원 수준인 R&D 투자 규모를 올해 4조1502억원으로 44% 늘릴 계획이다. 같은 기간 기아는 1조6730억원애서 2조5000억원로 49%나 올려 잡았다. 이 같은 미래투자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전기차의 경쟁력 강화와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의 고급화에 기여했다. 그 결과 2020년 4조7000억원이었던 현대차·기아의 합산 영업이익은 올해 25조로 5배가량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R&D 투자 효과는 빛을 발하고 있다. 2020년 전 세계 판매 순위 5위였던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창사 이래 최초로 3위에 오른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그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양적 성장뿐 아니라 질적 성장도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부가가치가 높은 SUV(제네시스 포함)의 판매 비중은 52.8%이며 기아는 RV(레저용차량) 비중이 68%에 달했다.
미국시장에서 전기차 판매도 테슬라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불리한 가격 경쟁 상황을 이겨낸 결과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제네시스도 역대 가장 많은 반기 판매량을 달성하면서 현대차그룹의 브랜드 위상을 강화시키고 있다. 올 2분기 기준 영업이익률에서도 현대차(10%)와 기아(13%)는 테슬라(9.6%) 등을 제치고 글로벌 톱티어에 올랐다.
현대차그룹은 앞으로도 대규모 투자를 통해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주도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중장기 전동화 전략 '현대 모터 웨이'를 내세워 2030년 전기자동차 200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향후 10년간 35조8000억원을 전동화 관련 투자비로 책정하고 9조5000억원을 배터리 성능 향상 등에 투자한다
기아는 2027년까지 총 32조원을 투자하고 미래 사업 투자 비중을 45%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자율주행은 일정 구간 핸들에서 손을 떼고 주행 가능한 '핸즈 오프' 기술을 개발하고 2026년에는 특정 조건에서 전방 주시조차 필요 없는 '아이즈 오프'를 지원할 계획이다. PBV(목적 기반 차량) 전용 생산공장도 구축해 2025년 중형급 전용 PBV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핵심 부품·선행 기술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며 "전기차 연구개발·생산·인프라 등 전후방 생태계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자동차 산업의 변화와 혁신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