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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인텔 중심부서 공급망 점검한 정의선, 왜?… 車 반도체 정세 예측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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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선 기자

승인 : 2023. 07. 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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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글로벌 반도체 회사 인텔의 최첨단 공장을 직접 찾아가 챙긴 건 미래차 공급망 재편 움직임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앞서 정 회장은 완성차업계에 닥친 반도체 공급난에 발 빠르게 대응해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며 그 중요성을 일찌감치 인식한 바 있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앞으로 차량용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반도체 기술 연구개발을 추진하는 한편 스타트업 초기 투자,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7일 정 회장이 방문한 아일랜드 킬데어주(County Kildare) 레익슬립(Leixlip) 소재 인텔의 아일랜드 캠퍼스는 최근 인텔이 발표한 유럽의 초대형 반도체시설 투자계획의 핵심 중 하나다. 향후 120억유로(한화 17조1400억원)를 쏟아부어 기존 공장을 두배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상태로, 유럽과 손 잡은 인텔의 심장부라 할만하다.

정 회장이 미중 반도체 주도권 경쟁으로 촉발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 움직임을 파악하는 데 최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차량용 반도체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다각적인 대응 시나리오를 모색하는 데에도 제격이라는 평가다.

실제로 이 시설에서는 현대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에 들어가는 반도체도 생산한다. EUV(극자외선)를 이용하는 최신 제조 설비를 갖춰 고성능 반도체를 생산하는 유럽 내 차세대 생산 거점으로 키워지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은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장비 및 차량용 반도체 기업들이 몰려 있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큰 영향을 준다. 유럽연합은 미국의 반도체산업 육성 정책과 중국의 반도체 굴기 등에 대응해 향후 2030년까지 유럽 지역의 반도체산업을 위해 430억 유로를 투입, 전세계 반도체 생산량 중 20%를 역내에서 생산한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정 회장은 차량용 반도체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해왔다. 올해 초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 방식 신년회에서 "현재 자동차에 200~300개가량의 반도체 칩이 들어 있다면 레벨4 자율주행 단계에서는 2000개의 반도체 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차량용 반도체와 그룹 내 관련 기술 내재화를 촉구한 바 있다.

실제 자율주행 등 차량의 가능이 고도화되면서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의 수요는 매년 크게 늘어나고 있다. 전기차를 비롯해 자율주행차, PBV(Purpose Built Vehicle, 목적 기반 차량) 등 미래 모빌리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메인 부품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오는 2029년 차량용반도체 시장 규모는 100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현대차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 체제 전환을 위해서는 대용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연산해 처리할 수 있는 고성능 반도체 칩이 필수적이다. 이에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들과의 다각적인 협력을 통한 공급망 다변화뿐만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에 적용될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 개발 및 기술 역량 내재화를 그룹 차원에서 적극 추진하고 있다.

2020년에는 R&D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트론 반도체 사업 부문을 합쳤다. 글로벌 반도체 업체와의 협력을 추진하는 한편 유망 기술을 보유한 반도체 스타트업에 직접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차량용 반도체 스타트업인 보스반도체에 20억원 규모의 후속 투자를 단행했다. 이외에도 그룹 차원에서 차량용 반도체 관련 TF를 구성하기도 했다.

한편 정 회장은 이날 인텔의 아일랜드 캠퍼스 방문에 앞서 현대차와 기아의 유럽 시장 판매 및 생산 현황 등을 점검하고,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현대차의 '2023 전세계 대리점 대회(Global Distributors Convention 2023)'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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