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회 갖고 현지 진출기업 금융 지원
이에 따라 이번 국내 은행장들의 이란 방문이 국내 수출기업간 교두보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산업은행·수출입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KEB하나은행 등 6개 은행 대표들이 이란 경제사절단에 포함됐다. 각 은행장 및 부행장들은 다음달 1일부터 이란을 방문해 현지 은행과의 협약과 함께 사무소 개설에 나설 전망이다.
먼저 시중은행 중 우리은행은 국내 은행권 중 최초로 이란에 진출한다. 앞서 우리은행은 이란 현지은행에 창구를 만들어 금융을 지원하는 ‘코리아 데스크’를 설치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글로벌 전문 인력을 이란에 파견해 현지 시장 조사와 수요 등을 파악하기도 했다. 이번 이란 방문으로 우리은행은 향후 사무소나 지점 또는 현지법인까지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에서는 허영택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이 이란행에 나선다. 신한은행은 현재 이란에 지점은 없지만 아랍에미네이트(UAE) 두바이에 지점이 있다. 지난 2008년에는 이란에 지역전문가를 보내 현지에서 금융시장 현황과 진출 가능성을 파악한 바 있다. 이번 이란행으로 다시 한 번 시장 진출 가능성을 파악하고 이란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권선주 기업은행장도 이란 경제사절단에 합류했다. 기업은행은 그동안 우리은행과 함께 이란 무역금융 시장을 전담해왔다. 권 행장은 현지에서 비지니스 포럼 및 상담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중동에 지점이나 사무소를 내지 않은 만큼, 현지 진출 기업들의 니즈를 파악해 금융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기업은행측은 이번 경제사절단 외에도 이란에 나서는 중견 및 중소기업 대표 600여명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도 이번 이란방문에 동참했다. 그동안 하나은행은 이란 결제시스템을 준비하며 중동 시장 진출 의향을 보였다. 현재 이란과의 거래에서는 원화결제시스템만 유지되고 있어 불편함이 있다. 하지만 정부가 원화 이외에도 유로화, 엔화, 위안화 등 다른 국제통화를 사용하는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나은행도 이란 시장을 눈독들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구 외환은행이 해외 시장에 강점을 보였던 만큼, 이번 이란 방문으로 향후 KEB하나은행의 중동 시장 진출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덕훈 수출입은행장은 이번 순방에서 가장 바쁜 행보를 보일 예정이다. 우선 이란 중앙은행과 약 70억유로를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FA(기본대출약정)를 체결할 계획이다. 기존에 검토된 50억유로에서 20조원 늘어난 수준이다. 수출금융을 위한 각종 업무협약(MOU)도 이뤄진다.
대표적인 사업인 병원설립 프로젝트도 본격 가동된다. 상당 부분 사업이 진행된 샤히드라자이병원을 시작으로 시라즈의과대학병원·마디클리닉병원 등 대형 병원설립을 위한 수은의 금융지원 계획이 진전될 전망이다. 수은은 또 지난달 장기파견한 전문가들로 이란석유성 및 중앙은행, 이란보건복지부 등과 접촉을 시도해 지속적인 사업발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외에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도 이란 진출 기업을 돕기 위해 현지를 찾는다. 지난달 산은은 이란 현지에 처음으로 주재원을 보내 현지 상황들을 살피고, 네트워크 구축·정보수집을 위한 코리아데스크를 설치했다.
국내 은행들은 향후 우리나라 기업들의 이란 진출이 더욱 늘어나 대금결제나 지급보증 등의 업무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우리 정부가 원화결제시스템 외에 유로화, 엔화 등 다른 국제통화로 무역대금 결제가 가능한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참여하지 못한 시중은행들도 이란 관련 결제가 늘어날 경우를 대비해 네트워크 구축을 준비 중에 있다. 주요 은행장들의 이번 이란 방문이 주목되는 이유다.
은행권 관계자는 “이란은 앞으로 국내 기업들이 진출해 성장할 수 있는 시장인 만큼, 시중은행들도 이를 지원하기 위해 현지는 물론 국내에서도 금융 지원에 대폭 나설 전망”이라며 “초기에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