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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박 대통령이 최대 200억 달러(22조8000억원)에 달하는 이란의 대규모 기반시설 공사에 있어 양해각서(MOU) 이상의 실질적 성과를 통해 ‘제2 중동 붐’ 기반을 닦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규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27일 “다음 달 2일 오후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의 면담을 추진 중”이라면서 “박 대통령과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의 면담이 이뤄지면 두 나라 관계 발전 방향에 대한 의견을 나눌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1962년 양국 수교 이래 54년 만에 한국 정상으론 처음 이란을 국빈 방문하는 박 대통령이 하메네이와 면담을 하게 되면 향후 한·이란의 실질적인 관계 발전에 적지 않은 상징적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메네이는 이란 혁명을 이끈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뒤를 이은 후계자로 신정일치 국가 이란에서 절대권력을 보유한 최고 통치권자다.
또 이란이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와의 핵개발 갈등을 협상으로 전격 타결했기 때문에 앞으로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박 대통령의 이번 방문이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 내는 데 실질적 ‘압박’과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2일에는 하산 로하니 대통령과 1시간 15분 동안 정상회담을 열며 협정 서명식·공동 기자회견·공식 오찬도 한다.
특히 지난 1월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에서 풀려난 뒤 신흥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이란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역대 최대 규모의 경제사절단이 꾸려졌다.
이란은 인구 8000만 명에 면적은 한반도의 7.5배에 달한다. 원유 매장량은 세계 4위이며 천연가스는 세계 1·2위 매장량에 이를 정도로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블루오션이다.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236명의 경제사절단이 동행해 세일즈 외교에 주력한다고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이 밝혔다.
무엇보다 2011년 174억 달러였던 두 나라 교역규모가 서방국의 이란 경제제재 이후 3분의 1까지 축소됐기 때문에 두 나라 교역 정상화를 통한 제2의 중동 붐 교두보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 이란 경제재건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본격 참여하고 에너지와 산업 투자 확대 기반도 마련한다. 보건·의료·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협력 다각화에도 청와대는 기대하고 있다.
경제사절단은 중소·중견기업 146개사, 대기업 38개사, 경제단체·공공기관·병원 등 52개사로 꾸려졌다. 이 중 115개사는 테헤란 현지에서 열리는 1대1 상담회에 참여한다. 경제사절단에는 플랜트, 기자재, 보건·의료, 자동차부품, 소비재 분야 기업들이 주로 들어갔다.
대형 건설사들은 박 대통령의 이란 방문 기간 철도·댐·석유화학 플랜트·병원 등 대규모 기반시설 공사에 관한 양해각서와 가계약을 맺을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사절단에는 최태원 SK 그룹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구자열 LS 그룹 회장 등 대기업 회장단을 비롯해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 김인호 한국무역협회장 등 국내 대표 공기업과 여러 기관장 등이 동행한다. 업계에서는 이번 경제사절단에 참여하는 경제인 수가 500~600명 규모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과 이란 정부는 이날 박 대통령 국빈 방문에 앞서 운전면허 상호인정 약정을 체결했다. 서명과 동시에 약정이 발효됐으며 두 나라에 거주하는 양국 국민은 자국 운전면허증으로 운전할 수 있게 됐다. 이란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은 지난해 기준으로 350여 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