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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총선을 목전에 둔 국회는 1월 임시국회를 열고 있지만 설 연휴와 토·일요일을 빼면 다음달 7일 종료까지 일할 날은 13일 밖에 없다. 법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쟁점 법안들은 총선을 앞두고 여야의 표심(票心)과 첨예하게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국회 통과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박 대통령은 이날 경기도 판교 차바이오컴플렉스에서 열린 경제부처 2차 현장 합동 업무보고를 받은 직후 강추위 속에서도 판교역 앞 광장에서 민생구하기 입법촉구 1000만인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는 경제단체·시민단체 부스를 직접 찾아 서명에 동참했다. 국가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인 현직 대통령이 국회 입법 사항과 관련해 민간 서명운동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박 대통령이 일반 국민의 절박한 심정에서 진정성을 갖고 서명에 동참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박용후 성남상공회의소 회장에게 “얼마나 답답하시면 서명운동까지 벌이시겠습니까? 저도 노동개혁법·경제활성화법 통과시켜달라고 했는데도 안돼서 너무 애가 탔는데 당사자인 여러분들은 심정이 어떠실지 생각이 듭니다”면서 “그래서 힘을 보태드리려고 이렇게 참가를 하게 됐고요. 이런 뜻이 국민들과 경제인 여러분들의 마음이 잘 전달이 됐으면 합니다. 추운 날씨에 힘내세요”라고 격려했다.
박 회장은 “추운데 고생 많으십니다”라고 박 대통령이 인사하자 “대통령님께서 더 고생이 많으십니다. 민생구하기 입법촉구 1000만인 서명 운동을 통해 신속히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들이 (국회에서) 통과돼 기업이 활성화 됐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이에 앞서 미래창조과학부·문화체육관광부·금융위원회·산업통상자원부·보건복지부·방송통신위원회 6개 부처로부터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통한 성장동력 확충’을 주제로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도 “저 역시 국민들과 함께 서명운동에 동참할 것”이라면서 “지금 우리에게는 시간이 없다. 또 다시 외환위기(IMF)와 같은 고통의 시간을 갖지 않으려면 지금부터라도 시간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어려움에 처한 우리 경제와 커지고 있는 테러 위협을 극복하고자 경제단체와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해서 민생구하기 입법촉구 1000만인 서명운동이 시작됐다”면서 “오죽하면 국민들이 그렇게 나서겠습니까. 이것은 국회가 그 역할을 제대로 못하니까 국민들이 나서서 바로 잡으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국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들과 경제계에서 절박하게 처리할 것을 호소하는 경제활성화법과 노동개혁법들이 하루속히 국회에서 통과돼야 할 것”이라면서 “테러방지법도 국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시급하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국회가 국민들로부터 아예 외면당하는 이런 절박한 상황까지 가지 않기를 바라고 부디 국민들과 경제단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서 최대한 빨리 입법 문제를 도와주기 바란다”고 거듭 촉구했다.
또 박 대통령은 테러방지법과 관련해 “올해 들어서만도 중동의 터키를 시작으로 아시아의 인도네시아에 이어 아프리카의 부르키나파소에 이르기까지 테러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우리는 테러방지를 위한 국제 정보 공유와 협력도 할 수 없는 실정에 놓여있다. 이것은 정말 말이 안 되는 상황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올해는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반드시 만들어내야 한다”면서 “그동안 추진해온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잘 마무리하고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확실하게 뿌리 내려서 그 결실을 국민들에게 돌려 드려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