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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6일 수소폭탄 4차 핵실험에 성공했다고 전격 발표한 이후 전문가들은 우리 군과 정부가 북한의 핵무장과 전략무기에 대해 과대평가를 해서도 안 되지만 ‘말로만’이 아닌 실질적인 대비책 마련에 들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핵심 군사 동맹국인 미국이 북한 4차 핵실험 발표 나흘만인 10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과 함께 미국의 3대 핵우산 중에 하나인 B-52 장거리 전략 폭격기를 한반도에 전격 전개한 것도 북한 핵무장에 대한 강력하고도 무시무시한 무력시위라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실제 핵공격을 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핵공격을 감행할 수도 있다는 만일에 대비한 시나리오를 짜고 미국의 핵전략 자산인 ICBM·SLBM·B-52가 현실적으로 즉각 대응력을 갖추기에는 물리적 거리가 있기 때문에 한국만의 방어·공격 자구책을 조속히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핵전문가인 황일순 서울대 핵변환에너지연구센터 소장(원자핵공학과 교수)은 “북한이 노동미사일과 SLBM에 탑재할 수 있는 핵무기 소형화는 이제 시간 문제인 것 같다”면서 “자꾸 무기를 살 생각만 하지 말고 국민들을 보호하고 대피할 실질적 노력이 화급하다”고 지적했다.
황 소장은 “당장 지하 깊이 전·평시 비상 전력과 정보체계를 가동할 수 있는 비상 재난대응체계를 마련해 북한의 선제 핵공격에도 생존할 수 있는 방호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면서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고 국민들을 안심시킬 수 없기 때문에 한미동맹이 큰 힘이지만 미국이 신경 쓸 수 없는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잠수함 전문가인 문근식 전 원자력잠수함 사업단장은 “북한이 지금 핵무기를 소형화해 핵탄두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SLBM 기술에 90% 이상 거의 다 다달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장 북한의 핵탑재 SLBM 잠수함을 잡기 위해서는 지금 미국의 공격 원잠(원자력추진 잠수함)에 의존할 수 밖에 없지만 결국은 한국도 공격 원잠 전력을 최대한 빨리 전력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 대북전문가는 “미국이나 유럽의 선진국들은 1~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적의 핵공격으로부터 국민과 전쟁지휘본부를 선제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핵공격 방호체제가 잘 돼 있다”면서 “하지만 한국은 국군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부터 군 수뇌부, 군 전쟁지휘본부까지 확실히 북한의 ‘수소폭탄 핵공격’에 보호받을 수 있는지 이번 기회에 면밀히 검토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북전문가는 “지금 한국은 전쟁 수행 물자 보관과 생산, 이동, 전력공급까지 거의 모든 시설이 지상에 노출돼 있다”면서 “북한은 항상 국내외 예측보다 한 발 앞서 이번에도 수소폭탄 성공 여부를 떠나 핵기술 진전에 도달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상황에 대비하는 수단들을 검토 대상에 넣고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명예연구위원은 “풀뿌리를 먹더라도 핵무기를 개발하겠다고 국가적 역량을 총결집하고 있는 북한이 위력이 큰 핵탑재 ICBM이나 SLBM, 수소폭탄 쪽으로 다가서고 있는 것은 보인다”면서 “다만 지금은 핵공격이 아니라 핵실험 단계이기 때문에 북한의 핵능력이 커지는 것에는 철저히 대비해야 하지만 당장 군사적으로 도발할 것처럼 지나치게 경제적으로 동요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