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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진수한 신형 잠수함에 탄도미사일 발사용 수직발사관을 탑재하기 위한 지상·해상 실험도 수십 차례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국내외 잠수함 전문가들은 이미 북한이 SLBM을 탑재할 수 있는 잠수함을 개발하는 것은 “시간문제”이라면서 사실상 기정 사실화해왔다. 다만 이 잠수함이 건조된 사실을 우리 정부 관계자가 확인해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최고 잠수함 전문가인 문근식 전 잠수함 전대장은 이날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일단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3000톤급의 수직발사관의 신형 잠수함을 개발했다면 궁극적으로 핵탄두 소형화해 잠수함에서 발사하려는 의도”이라면서 “다만 잠수함에서 핵탄두를 소형화해 발사하기 위해서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보다 핵탄두를 더 소형화해야 하는 정밀한 기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문 전대장은 “핵탄두를 탑재한 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수직발사관이 10m는 넘어야 하기 때문에 6000톤급 잠수함이 필요한데 북한이 3000톤급 정도 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금 북한은 최종적으로 핵탄두 소형화를 통해 잠수함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한 수직발사관 장착의 잠수함 설계·건조·기술을 사전에 완비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했다.
이날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이 러시아가 1958년 건조해 1990년까지 운용한 골프급 디젤 잠수함을 수입 해체해 역설계하는 방식으로 새 잠수함을 건조해 최근 진수했다.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에서 지난달 공개한 북한 신포 조선소의 위성사진을 정밀 판독한 결과에 따르면 북한이 SLBM 수직발사관 지상실험용 시설을 설치해 가동 중인 것으로 식별됐다고 정부 소식통은 전했다.
최근에 설치된 수직발사관 실험시설은 함경남도 신포 조선소에 있으며 한·미 첩보망에도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만일 이 소식통의 전언대로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수직발사관이 장착된 새 잠수함을 개발했다면 최근 북한의 핵탄두 소형화 미사일 탑재 능력까지 겹쳐 조만간 우리에게는 감당하기 힘든 현실적인 군사위협으로 다가온다.
특히 지상과 해상 실험시설의 규모와 진행 속도로 미뤄 1∼2년 안에 SLBM 수직발사관 실험이 완료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러시아 골프급을 역설계해 건조한 신형 잠수함은 지난달 20일 ‘38노스’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신형 잠수함이라고 사진을 공개한 그 잠수함과 동일하다”고 전했다.
이 잠수함은 길이 약 67m, 폭 6.6m로 배수량(수상기준)은 2000∼2500t급 안팎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북한은 우리 군보다 6년가량 앞서 수직발사관을 탑재할 수 있는 잠수함을 건조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 군은 오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수직발사관을 탑재한 3000t급 잠수함 3척에 이어 2025년부터 2030년까지 3척을 추가 전력화할 예정이다.
정부 소식통은 “SLBM을 탑재한 북한 잠수함이 대한해협과 태평양 바닷 속을 마음대로 휘젓고 다니는 시기가 멀지 않았다”면서 “더구나 SLBM에 소형화된 핵탄두를 탑재한다면 한?미의 대응개념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이 골프급 잠수함에서 무수단급 미사일인 ‘SS-N-6’ SLBM 실험을 한 적은 아직 없다”면서 “북한은 소련제 잠수함을 역설계한 기술은 많이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군사전문가인 조지프 버뮤데스는 지난달 28일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미사일 수직발사장치 실험용으로 추정되는 시설이 위성에 포착됐다”면서 “이 시설은 가로 35m, 세로 30m 크기의 콘크리트 공간에 위치한 12m 높이의 발사대 모양 구조물로 이뤄졌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물 속의 잠수함은 수직발사관을 이용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지상의 목표물을 타격한다.
북한은 1990년대 초반 골프급 잠수함을 수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러시아에서 운용했던 배수량 2820t(수상기준·수중 3500t급)의 골프급 잠수함은 3개의 SLBM 발사관을 갖추고 있다. 당시 골프급에 탑재된 SLBM은 R-21로 최대 사거리 1420㎞, 탄두 중량 1180㎏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