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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에서 이날 오후 3시에 열리는 5자회동은 박 대통령과 여당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원유철 원내대표,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이종걸 원대대표가 참석한다. 회동 시간은 일단 1시간 30분으로 잡혀 있지만 더 길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겉으로는 박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 방미 성과를 설명하는 자리이지만 역시 최대 쟁점은 역사교과서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여야 지도부와 한자리에 앉아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역사교과서 문제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표명하고 정리하면서 논란을 수습하기 위해 야당과 적극 소통할 것으로 관측된다.
야당도 역사교과서 문제로 각을 세우면서도 박 대통령으로부터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명확한 입장과 배경에 대해 직접 들어보기 위해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
야당은 박 대통령이 방미 성과 설명과 함께 시급한 노동개혁과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 국회 통과, 조속한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 내년 예산안 법정 시한 내 처리 등만 얘기하고 역사교과서 문제는 의제에 올리지 않겠다는 방침에 회동 자체를 거부했었다.
하지만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사실상 역사교과서 문제에 대한 야당과의 논의를 수용함에 따라 이번 회동이 극적으로 성사됐다.
박 대통령은 이번 회동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미래 세대와 국가 정체성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결코 양보나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역사교과서 문제를 먼저 꺼내지는 않겠지만 야당이 집중 거론하면 답변하는 형식으로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바른 역사관 확립’의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역사교과서 문제까지 청와대가 의제에 대해 양보한 것은 국정 전반에 걸쳐 모든 정치·경제·외교안보 현안까지도 여야 대표와의 논의를 통해 어떤 식으로든 풀어보고자 하는 박 대통령의 열린 소통의지가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여진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초점을 맞추면서 국정교과서 저지를 위한 기회로 삼을 것으로 관측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회동에 앞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중단 문제에 대해 박 대통령이 이번 회동에서 분명한 답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이처럼 청와대와 야당이 주안점을 두는 의제부터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이번 회동의 큰 성과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어렵게 성사된 이번 기회를 통해 박 대통령과 야당 지도부가 이해의 폭을 넓히면서 ‘정쟁회동’ 보다는 ‘민생회동’을 통해 꽉 막힌 정국의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국민의 여론이 여야를 압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