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색무취' 수도권 중진에서 '신박' '급박' 정국 핵심으로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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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정책위의장이던 원 원내대표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의 동반사퇴 대신 ‘갈등봉합’의 선봉에 서달라는 당 안팎의 요청을 수락해 집권여당 원내사령탑에 올랐다. 지난 2월 4선인 자신보다 선수(選數)가 하나 낮은 3선 원내대표 후보와 파트너가 돼 정책위의장에 출마한 데 이은 두 번째 정치적 결단이었다.
어려운 시기에 원내대표를 맡게 된 원 원내대표의 선택은 “첫째도 민생, 둘째도 민생, 셋째도 민생”이었다. ‘민생 원내대표’를 내세운 원 원내대표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와 가뭄 대책을 위해 편성된 추가경정예산안을 역대 최단 기간(18일)에 처리하는 등 ‘생활밀착형 민생’ 챙기기에 앞장섰다. 원 원내대표는 이날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도 “구호정치가 아닌 실사구시의 생활정치에 매진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원 원내대표는 망가진 당청관계를 ‘찰떡궁합’으로 만들겠다는 약속도 지켜나가는 중이다. 청와대와의 소통이 원활한 인사들 중심으로 원내지도부를 꾸렸고, 중단됐던 당정청 정책조정회의도 정상화했다. 원 원내대표는 이날도 “당정청은 삼위일체이고 한 몸인 공동운명체”라며 “박근혜정부가 성공해야만 대한민국이 성공할 수 있고 새누리당의 미래, 총선 승리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나치게 낮은 자세로 청와대에 끌려다니는 ‘신박’이 됐다는 지적에 대해선 “집권여당의 원내대표가 대통령과 가까운 게 당연하고 가깝지 않은 게 오히려 이상한 일”이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것을 통해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당청이 힘을 모아 국정과제를 잘 처리해나가면 된다. 그런 차원이라면 ‘신박’도 기꺼이 받겠다”고 했다.
내년도 총선룰과 관련한 행보에 대해선 여전히 갑론을박이 진행중이다. ‘김무성식 오픈프라이머리’에 반기를 든 ‘제3의 길’ 주장, ‘친박’계와의 공천특별기구 구성 한 목소리에 평가가 엇갈린다. ‘비박(비박근혜)’계는 당내갈등을 봉합하라고 원내대표로 추대했더니 도리어 원 원내대표가 나서서 계파갈등을 조장한다는 쓴소리도 쏟아냈다.
하지만 원 원내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내년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승리할 수 있다면 ‘신박’이 아니라 ‘신신신신신신신신박’이라 불리어도 좋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총선 승리에 간절하다. 수도권 4선 중진인 원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내년 총선은 수도권이 승패를 가르는 수도권대첩이 될 것”이라며 당내 화합과 국정개혁 완수를 총선 승리의 조건으로 꼽았다.
원 원내대표가 내년 20대 총선에서 당선될 경우 5선의 다선(多選) 의원이 된다. 원내대표 임기 이후의 행보를 묻는 질문에는 “항상 부족하지만 정도(正道)가 어디인지 손에 나침반을 쥐고 끊임없이 나침반이 가리키는 곳으로 가고 있다. 나침반이 가리키는 곳은 국민의 마음과 민심”이라는 말로 여운을 남겼다. 현재 정치권 안팎에선 내년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출마가 유력시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