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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은 5일 강원도 철원군 백마고지역에서 열린 경원선 철도 복원 1단계 공사인 백마고지역~월정리역 9.3km 구간 기공식에 참석해 직접 철도 연결목을 놓았다. 철도 침목에는 ‘유라시아로 이어지는 한반도 평화 통일과 새로운 미래개척’이라는 글을 남기고 서명했다.
무엇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서울역에서 출발한 열차가 환승을 위해 신탄리역에 도착하자 직접 일반 열차를 타고 실향민·탈북민, 유라시아 친선특급 참가자들과 함께 5.6km 거리인 백마고지역까지 가면서 남북 철도 연결과 통일을 최대한 앞당기기 위해 모든 힘을 쏟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88살 고령의 실향민 오문희(여)씨가 “14살 때 입학시험을 보러 가면서 처음으로 경원선을 탄 후 해방된 이래 오늘 처음 탔다. 정말 고향 가는 것처럼 기쁘다. 하지만 나이가 많아 생전에 원산까지 가는 날이 올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은 “그렇게 오래 걸리지 않을 수 있다. 그런 날이 한시라도 빨리 앞당겨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 철길이 하루속히 북한까지 연결돼 가족도 고향도 만나는 그런 날이 빨리 오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기공식 축사에서 “북한은 우리의 진정성을 믿고 용기 있게 남북 화합의 길에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면서 “우리는 남북 협력을 통해 북한 경제를 발전시키고 북한 주민들의 삶에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도 이제 적극 문호를 개방하고 변화의 길을 선택해 함께 번영하고 발전하는 미래를 만들어 가기를 바란다”면서 “앞으로 유라시아 협력의 길을 따라 남북이 협력하고 역내 국가들이 활발하게 교류해 나간다면 동북아시아에 안정과 평화를 가져오고 유라시아를 창조와 평화의 대륙으로 변모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앞으로 경원선이 복원되면 여수와 부산에서 출발한 우리 기차가 서울을 거쳐 철원과 원산, 나진과 하산을 지나 시베리아와 유럽을 연결하게 된다”면서 “정부는 긴 안목을 갖고 중국의 일대일로, 러시아의 신동방정책, 미국의 신실크로드 구상과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을 연계시키는 창의적인 협력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이 과정에서 북한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의 문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면서 북한이 대화와 협력의 장으로 나올 것을 다시 한번 강력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강영일 철도시설공단 이사장과 홍용표 통일부장관, 최연혜 코레일 사장, 공사 관계자들로부터 현장 설명을 들었다. 이날 기공식에는 나경원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정종욱 광복7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 민간위원장, 유일호 국토교통부장관, 한민구 국방부장관, 최문순 강원도지사, 유라시아 철도 관련 국가 외교사절, 지역 주민, 각계 전문가 등이 대거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