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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최경환 경제팀은 소득분배가 개선됐다는 주장만 되풀이하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1분위 가구 작년 소득 1.4% 늘었는데 부채는 14.4% 증가
통계청·금융감독원·한국은행이 공동 조사해 지난 14일 발표한 ‘2014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가구당 평균 채무 원리금 상환액은 823만원으로 전년보다 18.1% 증가했다.
이에 따라 처분가능소득 3933만원에서 원리금 상환액이 차지하는 비율도 1년 새 19.1%에서 21.5%로 상승했다.
특히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처분가능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의 비율은 27.2%에 달했다. 작년중 평균 소득은 825만원으로 전년대비 1.4% 증가에 그친 반면, 평균 금융부채는 868만원으로 14.4%나 급증했기 때문이다.
1분위 가구는 연소득보다 빚이 더 많다.
반대로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의 비율은 소득이 높을수록 하락, 5분위 가구는 19.6%에 그쳤다.
가구주가 66세 이상인 은퇴연령층 가구의 빈곤율(중위소득 50% 미만 가구가 자치하는 비율)은 2012년 52.8%에서 2013년에는 53.1%로 높아졌고, 1인 가구의 빈곤율도 같은 기간 49.6%에서 51.8%로 상승했다.
분위별 소득점유율은 상위 20%인 5분위 가구가 전체의 46.3%를 차지했고, 1분위는 3.5%에 불과하다.
그런가하면 지난달 한은이 내놓은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6월말 기준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의 비율은 135%로 작년말(134.7%)보다 높아졌다.
최근 국회입법조사처가 내놓은 ‘조세의 소득재분배 효과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는 한국의 조세·이전지출 등에 의한 소득재분배 개선비율이 9.1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2개국 중 31위였다고 밝혔다.
조세의 소득재분배 개선효과는 세전 지니계수와 세후 지니계수의 차이를 말하는데 한국은 2010년 기준 세전 지니계수가 0.34, 세후 지니계수는 0.31로 차이가 거의 없지만 대부분의 OECD 국가들은 차이가 크다는 것.
양극화 심화는 엥겔계수로도 확인된다. 1분위 가구의 엥겔계수는 2003년과 2013년 모두 20.7%인 데 비해 5분위는 12.6%에서 11.5%로 하락, 격차가 더 확대됐다.
◇김낙년 교수 “소득불평등 정도 정부 발표보다 20% 높아”
이렇게 불평등이 심각해지고 있는 데도 정부는 애써 이를 외면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대한 보도참고자료에서 “현 정부가 추진한 대책의 일부가 반영돼 가계의 재무건전성이 다소 개선되고 소득분배지표들은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통계청도 지난해 지니계수가 계속 낮아졌다면서 소득분배가 호전됐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경제학회와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12일 주최한 세미나에서 김낙년 동국대 교수는 “통계청의 소득분배지표에 상당한 오류가 있다”고 지적하고 “이런 오류를 국세청 통계 등을 종합해 바로잡은 결과 2010년 지니계수는 시장소득기준 0.415, 가처분소득 기준으로는 0.371로 통계청 발표보다 20~22% 높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