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세이프가드 대응 성공
컨슈머리포트서 세탁기·건조기 1위
자동화율 추후 70%까지 확대 계획
미국 테네시주의 LG 고속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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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네시=하만주 특파원]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찾은 LG전자의 미국 테네시주 클라크스빌 공장은 '위기'를 '기회'로 만든 현장이었다. 2018년 1월 당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 경쟁사 월풀을 지원하기 위해 발동, 한국산 세탁기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에 대응해 LG전자는 2017년 시작한 공장 준공을 서둘러 2018년 12월 양산을 시작했고, 자동화와 리인벤트(REINVENT·쇄신) 활동을 통해 미국국제무역협회(USITC)와 미국 컨슈머리포트에서 최고의 평가를 얻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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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이프가드 대응 자동화·쇄신 활동으로 전화위복 성과
USITC는 세탁기 세이프가드의 효용을 분석해 지난해 8월 공개한 보고서에서 세이프가드를 시행한 2018∼2022년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생산량·시장 점유율·총매출·고용 인원·급여 등 주요 성과지표가 모두 향상됐지만, 월풀과 GE 등 기존 미국 생산업체는 악화했다고 평가했다.
손창우 LG전자 테네시 공장 법인장은 세이프가드에 따른 관세가 20%에서 5년 동안 매년 2%씩 인하돼 지난해 2월 종료됐지만 여전히 14%라며 테네시 공장 건설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기간 수요 급증에 대응할 수 있었고, 컨슈머리포트 평가에서 신뢰성 1위 등에 힘입어 세탁기·건조기 부문 모두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LG전자는 인건비가 베트남의 15배, 인근 멕시코의 6~8배나 높은 미국에서 인공지능(AI)과 자동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했다. 송현욱 생산실장은 "물류 자동화를 스마트 디지털팀이 구현했다"며 "올해 내 생산라인과 자재 창고에 대한 자동화 작업을 진행해 스마트 팩토리를 만들 계획"이라고 했다.
송 실장은 튀르키예의 세탁기 공장의 경우 약 1500만 달러의 비용을 들어 자동 창고를 만들었는데 한번 만들면 늘리거나 줄일 수가 없다는 단점이 있다며, 테네시 공장의 경우 대차를 투입하거나 빼는 형식으로 생산량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공장 내 길이 500m, 폭 100m의 공장에서는 로봇이 금속판을 압착하는 등 생산·용접·가공·조립·검사 공정의 상당 부분에서 자동화가 이뤄졌다. 자율주행 물류 로봇(AMR)이 공장 바닥에 바둑판처럼 부착된 QR코드를 읽고 주변 환경을 인식하면서 자재와 부품을 운반한다.
◇ 공장 상황 실시간 파악 전광판·장비 작동 표시등 설치… 품질·안전 '두 토끼'
송 실장은 창원 등 다른 공장의 방식은 AMR이 같은 경로로 다니면서 필요한 부품을 공급하는 라인 방식인데, 테네시 공장의 경우는 규모가 크고 복잡하기 때문에 필요한 부품을 언제 어디든지 공급할 수 있는 콜택시 방식을 채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1인당 연간 8만 달러(1억1000만원)인 공장 인원을 100명가량 줄일 수 있었는데, 자동화 공장의 경쟁력이 향상되면서 고용 인원은 초기 약 800명에서 약 900명으로 오히려 늘었다.
테네시 공장은 LG 내에서 최고 수준인 64%의 자동화율을 연말까지 68%, 이후 70% 이상까지 올릴 계획이다. 이러한 자동화 계획은 LG전자의 전 세계 공장 직원들이 전개하고 있는 리인벤트 활동 성과를 확산해 공유하는 것으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테네시 공장의 정문에는 LG전자의 모토인 '리인벤트'가 크게 적혀 있었고, 공장 내 곳곳에는 문제점-개선 방안-효과 등의 내용을 설명한 패널이 설치돼 있다. 모니터실과 함께 육안으로 원거리에서도 공장 내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전광판과 적색·황색·녹색의 장비 작동 표시등을 가동하고 있다. 이를 통해 품질과 안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보이는 관리'를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