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北 견제 위해 재배치' 의견 비등
푸틴, 北 무장 강화 공개 지지 여파
NYT "아시아 군비 경쟁 부추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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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북·러 '조약'이 아시아 군비 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 "북·러, 한국 핵무장 내몰아"
앨리스 후커 미국국제전략연구소(AGS) 선임부회장은 전날 아시아소사이어티정책연구소(ASPI) 웨비나에서 "우리는 한국이 자체 핵무장을 향해 계속해서 나아가고 있으며 어쩌면 더 빠른 속도로 나아간다는 사실을 배제할 수 없다"며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 심화가 확실히 한국을 그런 방향으로 내몰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후커 부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담당 선임국장으로서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국무부 장관 등과 함께 여러 차례 북한 평양을 방문,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2019년 2월 29~30일 베트남 하노이,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각각 열린 트럼프 당시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정상회담에 깊숙이 관여했다.
◇"미, 한·일 핵무장 수용해야"
자유주의 성향 미국 싱크탱크인 카토연구소의 더그 밴도 선임 연구원은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 기고문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과 함께 사는 법 배우기'에서 미국이 한국과 일본의 독자적 핵무기 개발을 '차악(次惡)의 선택'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밴도 연구원은 "미국의 대북정책은 실패했다"며 "한국과 일본의 독자 핵무장이 좋지 않을 것이나 미국의 도시들과 사람들을 계속해서 북한 (핵) 역량의 인질로 두는 것은 훨씬 더 나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로저 위커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미시시피)는 지난 20일 상원 본회의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으로의 미국 핵무기 전진 배치와 한국·일본·호주 등과의 핵공유 협정 논의 등을 촉구했다.
위커 간사는 군사위의 국방수권법안(NDAA·국방예산법) 처리 결과를 보고하면서 "푸틴의 24년 만의 방북은 새로운 (안보) 현실을 보여주는 신호이며 미국과 동맹, 전 세계 자유 세력에 나쁜 뉴스"라며 "동맹국인 한국·일본·호주와 핵 공유 협정을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워커 간사는 "중국과 북한을 견제하기 위해 과거에 있었던 미국의 핵무기를 해당 지역으로 재배치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지난달 29일 2025회계연도 국방 예산을 550억 달러(75조4000억원) 증액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방 투자 제안서 '힘을 통한 평화'를 공개하면서도 한반도에 미국 전술핵무기를 재배치하고, 한국·일본·호주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식 핵무기 공유를 논의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 아시아 군비 경쟁 촉발
NYT도 푸틴의 북한·베트남 방문이 아시아·태평양 국가의 군비 경쟁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했다.
이 신문은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이 중국의 압박과 미·중 갈등의 불확실성에 대처하기 위해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푸틴이 김정은 군대의 무장 강화를 공개적으로 위협하는 등 북한을 지지함으로써 한반도의 오래된 적대감을 재점화, 아시아의 우려 목록에 또 다른 잠재적 위기를 추가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공공연한 적으로 이미 국방력을 강화하고 있고, 미국과의 보다 긴밀한 협력에 관해 논의해 온 한국과 일본 당국자들이 특히 크게 놀랐다고 전했다.
NYT는 "북한에 대한 푸틴의 언동이 아시아에서 군비 경쟁을 부추긴다면 러시아가 이득을 볼 수 있다"며 "러시아 무기가 북한과 같은 국가와 공유될 경우 혼란의 위험만 가중시키는 것이 아니라 제재·전쟁·인플레이션, 그리고 16%의 금리로 압박받고 있는 러시아 경제에 크게 필요한 수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