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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가장 많은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기아 타이거즈에는 전신인 해태의 김성한·김봉연·김종모(KKK 타선)을 비롯해 11번째 우승의 주역인 로저 버나디나·최형우·나지완 등의 기라성 같은 클린업 트리오가 있었다.
그런데 올해부터 기아 타이거즈의 모기업인 기아에도 전기차 시장 판매량을 책임져야 하는 EV3·EV4·EV5가 본격적으로 출시된다. 가성비 좋은 보급형 모델인 이들에게 거는 기아의 기대감은 매우 높다.
지난해부터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도입기를 지난 대중화 단계로 넘어오면서 높은 가격이 소비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022년 65.2%였던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률은 지난해 26%로 크게 둔화됐다. 올해는 이보다 더 낮은 23.9%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BYD 등이 앞다퉈 가격을 인하하는 등 '치킨 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는 수익성을 포기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또한 포드와 GM 등은 전기차 투자를 축소하거나 연기했다.
하지만 기아는 이달 25일 경영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올해 전기차 판매량 목표를 전년 대비 50% 높게 잡았다.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은 "볼륨 모델에 해당하는 EV3 등을 6월부터 순차적으로 출시할 것"이라며 "이들 차종은 무조건 성공시켜야 하고 성공시키겠다"며 강한 의자를 피력했다.
기아는 올해 상반기와 내년에 각각 중소형 전기차 EV3와 EV4를 시장에 내놓는다. 국내에서는 정부 보조금을 적용할 경우 EV3는 3000만원대, EV4는 4000만원대에 구매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EV5는 세계 최대의 전기차 격전지인 중국에서 재도약을 위한 첨병 역할을 수행한다.
기아를 비롯한 현대차그룹은 '뚝심 경영'으로 그동안 많은 위기를 극복해 왔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에는 경쟁업체들의 판매량은 30% 줄었지만 현대차는 공격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오히려 10% 늘었다. 이번 전기차 시장의 위기론도 기아가 'EV3·4·5' 볼륨 모델 클린업 트리오로 슬기롭게 해결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