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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달 중고차 실거래 대수는 18만4643대로 전월(17만7339대) 대비 4.1% 늘었다. 거래대수가 20만 대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했지만, 거래량이 12% 급감했던 전월과 달리 상승세로 돌아섰다.
중고차 거래량이 반등한 데에는 대기업 진출이 활성화에 어느 정도 기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관계자는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 등 신규플랫폼이 연이어 등장해 구매 채널이 다양화된 점이 중고차 상승세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중고차 사업 런칭과 함께 고객 편의와 혁신성을 위한 100% 온라인 판매 채널을 구축했다. 현대차는 중고차의 상세 이력과 고화질 사진, 엔진 소리, 실내 공기질 등 다양한 정보를 공개해 투명성을 높였고, 기아는 중고 EV 품질 등급제 도입과 새로운 고객 경험, 최고 품질 등을 차별화 전략으로 내걸었다.
현대차·기아에 이어 SK렌터카도 인증 중고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SK렌터카는 경기도 화성에 인증 중고차 동탄센터를 열고 B2C 상품을 시범 출시했다. 4년 미만, 주행거리 8만km 미만의 무사고 차량을 상품화해 판매한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현대차·기아가 전통적인 레몬마켓(정보 불균형 시장)으로 여겨졌던 중고차 시장을 정화하는 핵심 역할을 맡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판매 규제로 인해 현대차·기아가 점유율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긴 어렵지만 그 존재만으로도 충분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평가다. 국내 원톱 완성차 기업의 진출로 기존 업체들은 신뢰도를 한층 높여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실제로 현대차의 등장에 중고차 업계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20년 이상 중고차 플랫폼 사업을 영위한 엔카닷컴은 최근 신뢰를 의미하는 영단어 'TRUST'를 기업 로고에 새롭게 적용했다. 또 판매자의 매물을 직접 진단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최근 오프라인 지점을 운영하며 매물 신뢰성에 대한 고객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힘쓰는 중이다.
국내 직영 중고차 플랫폼 1위 업체인 케이카는 이달 19일까지 '책임 환불제' 기간을 기존 3일에서 최대 7일로 확대 운영한다. 소비자가 차량을 구매하고 7일간 운행한 후 만족하지 못하면, 수수료나 위약금 없이 100% 환불하는 정책이다.
현대차·기아의 진출을 계기로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한 신뢰도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비자 인식도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연맹이 중고차 구매 경험이 있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인식도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66%가 대기업의 중고차 시장 진출을 반겼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시장 내 업체 간 경쟁이 활성화될수록 (소비자에게) 이익이 보장될 가능성이 크고 그만큼 신뢰와 선호도가 향상돼 시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