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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회장과 현대차그룹의 이 같은 활동은 엑스포 개최지를 두고 리야드(사우디아리비아)·로마(이탈리아)와 삼파전을 벌이고 있는 부산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대규모 국제 이벤트 유치는 정부의 직접적인 외교 활동뿐 아니라 기업의 막후 지원이 중요하다. 더욱이 현대차그룹에는 창업주인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1988년 서울올림픽' 선정 당시 일본 나고야를 제칠 수 있었던 '도전 정신' DNA가 있다.
18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 기간 'BUSAN is READY!' 문구를 랩핑한 현대차·기아 차량이 루브르 박물관·에펠탑 등을 운행한다. 한국 공식 리셉션이 열리는 21일에는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EV6 등이 총회장·리셉션장을 오가며 각국 대표부 이동 차량으로 쓰인다.
이번 BIE 총회는 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 결정의 최종 관문이라 불린다. 한국 대표단이 4차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하며 유치 활동을 하는 동안 장외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들이 부산의 얼굴이 되는 셈이다.
랩핑 차량들은 이전과 달리 전용전기차로만 구성된다.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를 주제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모색하는 부산세계박람회의 비전을 고려한 결정이다. 현대차·기아 전용전기차들이 전세계 주요 '올해의 차'를 석권해 온 만큼 부산이 표방하는 탄소중립 엑스포가 부각될 것이라는 게 그룹측의 설명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6월과 11월 170~171차 BIE 총회 기간 중에도 파리에서 부산 세계박람회 로고 랩핑 차량을 운행했다. 아이오닉 5, 코나 일렉트릭, 투싼 등이 총회장과 주요 관광 명소 주변을 돌며 부산을 알렸다.
정의선 회장도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분주히 활동하고 있다. 정 회장은 지난해 10월 체코와 슬로바키아를 방문해 양국 총리에게 지지를 요청했다. 올해 2월에는 미국 워싱턴 D.C.에서 아프리카·카리브해·태평양 연안 주요국 주미대사를 대상으로 유치 활동을 벌였다.
그 자리에서 정 회장은 "세계는 기후변화 위기와 국가 간 격차 확대 등 복합적인 위기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이를 극복할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며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를 주제로 준비 중인 부산세계박람회가 좋은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내서도 현대차그룹은 엑스포 유치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부산 엑스포 유치 기원 행사에 참여해 135㎡ 규모의 전시관에서 첫 국산 대형 전동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EV9 등을 전시했다. 아울러 전시관에서 지속 가능성을 주제로 하는 부산 엑스포의 비전을 소개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올해 11월 개최지가 결정될 때까지 세계적인 지지가 결집될 수 있도록 부산만의 경쟁력과 비전을 적극적으로 알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