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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장관은 원래 지난 2월 초 방중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 일정은 중국의 정찰풍선이 미 영공에서 발견되는 악재를 만나 전격 취소됐다. 그러다 18일 방중 계획이 다시 확정됐으나 이번에는 중국이 쿠바에 도청 기지를 지난 2019년 이전부터 운영해왔다는 미 백악관의 주장과 언론의 보도가 발목을 잡았다.
실제로도 일부 외신은 그의 방중이 어려울 것으로 관측하기도 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최근의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블링컨 장관의 방중 계획에 대해 정보가 없다"면서 싸늘한 반응을 보인 것도 그의 방중 무산설에 힘을 싣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의 방중은 이뤄질 것이 확실해 보인다. 이유는 많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국과 소통하려는 미국의 의지가 강하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이 13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대중 소통라인을 계속 유지하기를 원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쿠바 내 중국 도청시설의 존재에 대한 문제가 블링컨 장관의 방중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이 같은 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 "개방적인 무역과 투자가 미국과 중국, 양국에 이익이 된다고 생각한다. 대중 디커플링(탈동조화) 시도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 역시 블링컨 장관의 방중이 이뤄질 것이라는 긍정적 신호라고 해야 한다.
중국 역시 더 이상 양국 갈등을 원하지 않는 만큼 그의 방중을 거부할 이유가 없다. 환추스바오(環球時報) 같은 관영 언론의 논조를 봐도 굳이 그의 방중에 거부 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이 현실이다.
당연히 방중 결과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없는 것은 아니다. 13일 40여개 중국 기업들을 또 다시 블랙리스트에 대거 추가한 미 행정부의 행보에 중국이 즉각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인 것을 보면 분명 그렇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블링컨 장관의 방중 성사가 양국이 한발씩 양보한 결과라는 사실을 상기할 경우 역시 부정적이기보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려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