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디가 신차 출시 부진, 인기 모델 출고 지연 등으로 정체를 겪고 있는 사이 볼보, 포르쉐, 렉서스는 젊고 고급스러운 감각의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전기차의 대안으로 지목되는 하이브리드(HEV)를 내세워 상승세를 타고 있다.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달 국내에서 6292대를 팔아 수입차 판매 1위를 기록했다. BMW(6036대)는 메르세데스-벤츠를 바짝 추격하며 2위에 올랐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의 확실한 양강 구도가 올해도 이어지는 가운데 '독일 3사' 중 나머지 한 곳인 아우디는 지난달 902대 판매에 그쳐 6위로 밀려났다. 아우디가 빠진 3위 자리는 볼보(1502대)가 꿰찼고, 4위와 5위는 각각 포르쉐(1005대)와 렉서스(974대)가 차지했다.
벤츠와 BMW에 이어 줄곧 3위에 올랐던 아우디는 올해 들어 부진을 겪고 있다. 아우디는 지난 4월 473대를 판매해 10위로 밀려나기도 했다.
업계는 내연부터 전기차, HEV까지 다양한 모델을 발 빠르게 출시하는 경쟁사와 달리 아우디의 신차 출시가 많지 않은 점을 최근 부진 요인으로 꼽았다. 아우디의 올해 상반기 출시 모델은 소형 SUV '더 뉴 아우디 Q2'뿐이다.
지난해 9월 출시돼 인기를 누렸던 전기 SUV Q4 e-트론의 국내 입고가 지연되며 올해 사실상 판매가 중단된 것도 점유율 위축의 원인이라는 평가다.
반면 볼보, 포르쉐, 렉서스 등은 SUV·친환경차 바람을 타고 국내시장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10년 전만해도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이 1%대 였던 볼보는 세련되고 젊은 감각의 SUV 시리즈를 잇달아 출시하며 2020년 4%대, 2021~2022년 5%대, 올해 들어 7%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XC40, XC60, XC90 등 SUV 라인의 경우 올해 1~5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6% 증가했다. 이 중에서도 XC60는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77%나 늘었다.
젊은 디자인에 동급대비 뛰어난 안전 사양, 가격 경쟁력 등이 젊은 고객들을 끌어들였다는 평가다. 볼보코리아 관계자는 "30~40대 고객들이 개인 구매 비중의 약 60%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포르쉐와 렉서스는 각각 프리미엄, 친환경차 고객에 집중해 호응을 이끌어낸 경우다.
포르쉐의 점유율을 견인하는 모델은 준대형 SUV 카이엔으로 지난해 포르쉐코리아 판매의 46%를 차지한다. 카이엔은 최근 대세로 자리 잡은 SUV인 데다, 포르쉐 모델 중 상대적으로 저렴한 1억2000만~1억3000만원대인 점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렉서스는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는 운전자들의 좋은 대안으로 최근 다시 힘을 얻고 있다. 한 때 '강남 아주머니 차'로 불릴 만큼 인기가 높았던 렉서스는 지난해 점유율이 2.68%까지 떨어졌지만, 올해 1~5월 누적 점유율이 5.09%로 눈에 띄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업게 관계자는 "국내 수입차 수요가 늘면서 포르쉐 같은 고급 모델을 찾는 고객도 자연스레 많아지고 있다"며 "렉서스의 경우 하이브리드로 연비가 좋고 국내 서비스망이 잘 갖춰져 가성비가 좋다는 평가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