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회사 지난해 영업손실만 2088억
티몬, 큐레이션 딜·여행상품 강점
위메프 오픈마켓·인터파크 도서
물류인프라 바탕 해외직구 새동력
큐텐이 1년도 채 되지 않은 기간 인수한 세 회사가 지난해 기록한 영업손실액이다. 지분 교환 방식 등으로 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 등을 삼키며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서 단숨에 점유율 4위로 급부상했지만 의문을 품는 이들이 많다. 이미 '이마롯쿠(이마트·롯데·쿠팡)'로 재편돼 가고 있는 유통업계에 '티메파크(티몬·위메프·인터파크커머스)'가 얼마나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지에 회의적인 시각이다. 무엇보다 각각 가진 강점을 최대한 살려 큐텐이 지닌 물류인프라와 접목해 실적 개선을 이룰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급선무라는 평가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티몬은 영업손실 1527억원으로 전년보다 적자폭을 767억원이나 더 키웠다. 위메프도 마찬가지다. 판관비 등의 축소로 2021년 전년 대비해 적자폭을 207억원 줄였던 위메프는 지난해 영업손실 539억원을 기록하며 수익성 개선 전략이 빛을 보지 못했다. 이제 막 물적분할된 인터파크커머스는 인터파크 감사보고서에 중단사업손익으로 분류돼 그 손실이 22억원 정도다.
영업손실뿐 아니다. 1년 내 갚아야 할 유동부채가 거의 1조원에 이른다. 티몬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유동부채 7193억원으로 유동자산을 5884억원을 초과하고 있고, 위메프도 유동부채가 2160억원으로 유동자산을 1443억원 초과했다. 기업의 존속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반전의 첫 번째 주자는 지난해 9월 큐텐의 품에 안긴 티몬이다. 티몬은 올인데이와 10분어택 등 가장 잘하는 부문인 큐레이션 딜과 여행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큐텐의 물류자회사 큐익스프레스와 통합 풀필먼트 서비스 'Qx프라임' 전용관을 마련해 해외직구 사업에도 주력 중이다.
가시적인 효과도 봤다. 티몬에 따르면 지난 3월 티몬의 해외 직구 거래액은 큐텐 인수 이전인 6개월 전과 비교해 55.9% 증가했다. 전체 거래액도 큐텐 인수 후 지난해 4분기와 지난 1분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60%, 70% 증가하며 상승폭을 키우고 있다.
이커머스의 핵심 경쟁력인 물류가 더해지면서 힘을 받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위메프와 인터파크커머스 역시 티몬과 비슷한 방향으로 사업 전개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추며 2018년부터 직매입을 줄이고 수수료 중심의 '오픈마켓'에 주력하고 있는 위메프는 고도화된 상품 비교 서비스가 강점이다. 2021년 기준으로 평균 수수료율(13.6%)보다 낮은 2.9%의 정률 수수료 제도를 도입해 실적이 부진했지만 많은 셀러의 영입으로 꾸준한 점유율과 거래액을 유지 중이다. 물류인프라가 더해진 해외직구 서비스가 장착된다면 거래액 상승을 노려볼 만하다.
여기에 큐텐 인수 전부터 준비했던 브랜드 자사몰 콘텐츠(D2C) 서비스까지 더해지면 티몬과 또다른 차별점을 만들 수 있다.
인터파크커머스는 도서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각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극대화를 노리고 있다.
큐텐 관계자는 "큐텐의 글로벌 커머스 역량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티메파크'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이미 티몬 인수 후 거래액이 60~70% 이상 성장하며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위메프와 인터파크도 개선된 성적을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