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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통합과 화합의 정치’가 가장 큰 미덕이라는 정치관을 가지고 있다. 그는 “남을 깎아서 나를 높이는 정치보다는 설령 인기에 도움이 안 되더라도 신사적인 정치를 해나갈 것”이라는 소신으로 항상 겸손한 자세를 가진 것으로도 유명하다. 20여 년간의 정계 생활 중 그는 부주의한 언행으로 구설수에 오르내린 적이 없다. 품위와 예절을 지켜야 할 국회의원들이 오히려 고성과 막말을 일삼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정치계에서는 보기 드문 인물이다.
그러나 ‘할 말은 하는’ 뚝심있는 정치인으로도 유명하다. 그가 참여정부 시절 산업자원부 장관으로 내정되었을 때 인사청문회에서의 일화는 그의 우직한 성격을 잘 보여준다. 인사청문회에 참석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정 국회의장이 열린우리당 의장 시절 사학법 개정안을 강행 처리한 것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청문회를 거부하며 회의장을 모두 퇴장해버렸다.
정회 중 김용갑 산자위 위원장이 정 국회의장에게 ‘약간이라도 자세를 낮추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했다. 하지만 정 국회의장은 “이자리에서 여야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발언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청문회에서 질의를 한다면 얼마든지 답변할 수 있다. 그러나 장관직 수행과 관련없는 당 의장 수행직에 관해서 사과하라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우직하게 버텼다.
결국 정 국회의장의 뚝심에 한나라당 의원들이 백기를 들었고 정 국회의장은 산업자원부 장관에 취임했다.
그는 국회의장 수락연설에서 “국민에게 ‘짐’되는 국회가 아닌 ‘힘’되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의 다짐은 그가 지금까지 보여준 ‘겸손’과 ‘뚝심’이 있기에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