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문종훈 SK네트웍스 대표, 김준 SK에너지 대표 등 SK 계열사 주요 경영진들이 이란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한 가운데 SK네트웍스가 SK 계열사 중 처음으로 이란에서 성과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SK네트웍스는 SK이노베이션과 함께 이란 사업을 주도하는 핵심 계열사다.
2일 SK네트웍스의 이란 사업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2~3일(현지시간) 경제사절단 일정 중 사이파를 방문해 코일센터 설립을 위한 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투자 비용은 SK네트웍스와 사이파가 절반씩 부담하며, 투자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코일센터는 자동차 차체 및 부품과 부속품에 사용되는 철강재(coil)를 가공하기 쉬운 상태로 절단해 공급하는 공장을 말한다.
이번 MOU는 사이파가 SK네트웍스에 코일센터 설립을 제안하면서 이뤄지게 됐다. 합작 공장 설립으로 투자 자금과 위험 부담을 분담하고 생산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이란 정부의 수입 규제와 높은 관세율을 피하고, 사이파로부터 현지 시장 상황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란은 자동차 강판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다. 자동차 강판 등 철강재 사업에 주력하는 SK네트웍스가 이란을 ‘기회의 땅’이라고 판단하는 이유다. 지난해 이란의 철강재 수입량은 200만톤에 달한다. 이 중 116만톤(55%)을 SK네트웍스가 공급했다.
SK네트웍스는 1984년부터 이란에 지사를 세운 뒤 현지 1, 2위 완성차업체 이란코드로(IKCO)와 사이파에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철강재를 수출하는 중계무역을 해왔다. 철강재는 동그랗게 말린 코일 형태로 수출되는데 이를 제품에 사용하려면 전문 절단 기계와 시스템을 갖춘 코일센터가 필요하다. 이란코드로와 사이파는 자체 코일센터가 없어 자동차 강판에 사용할 철강재 규격화 과정을 외주로 해결해왔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사이파와의 합작 공장 설립에 대해 “코일센터 5대5 투자 건이면 미리 투자심의위원회 등 진행하는 데 들은 얘기가 없다”며 “확인할 수 없는 내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