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당 39호실 산하 외화벌이 단체도 금융제재…돈줄 옥죄기
|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관여하는 노동당 군수공업부와 제2경제위원회, 제2자연과학원의 핵심 인력이 대거 제재대상에 포함됐다. 또 북한의 WMD 개발 자금 조달에 관여하는 노동당 39호실 산하 외화벌이 회사도 제재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정부는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에 포함되지 않은 북한 개인 38명과 단체 24곳을 금융제재 대상에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제재대상 개인으로는 김영철 노동당 대남담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과 박도춘 전 노동당 군수담당 비서, 주규창 전 군수공업부장, 백세봉 전 제2경제위원회 위원장, 조춘룡 제2경제위원회 위원장 등 전·현직 장관급 이상 인물도 포함됐다.
실무 차원에서 핵실험을 주도한 홍승무·홍영칠 군수공업부 부부장과 함께 우리로 치면 국방과학연구소(ADD)에 해당하는 제2자연과학원의 장창하 원장과 최영준, 장경화, 최철화, 장승남 등도 제재대상에 포함됐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초안에서 신규 개인제재 목록에 올랐다가 러시아 측 요청으로 제외된 장성철 조선광업개발회사(KOMID) 러시아 대표도 제재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KOMID 소속으로 김광연, 길정훈, 유광호, 김광혁, 리정철, 황수만 등도 제재대상이 됐다.
북한 외교관으로는 김석철 주미얀마 대사가 제재대상에 포함됐고, 단군무역, 대동신용은행, 무역은행 등 외화벌이에 관여하는 북한 기업의 관계자들도 금융제재를 받게 됐다. 군부 인사로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주도한 김낙겸 전략군사령관이 제재대상에 포함됐다.
제재대상 개인 중 16명은 미국과 일본, 호주 등 제3국의 양자제재 대상에 포함된 인물이고, 22명은 한국 정부의 독자제재 대상이다.
제재대상 단체로는 무역은행, 조선대성은행, 조선대성무역총회사, 태성무역회사, 조선국제화학합영회사, 조선연광무역회사, 조선부강무역회사 등 북한의 외화벌이 기업이 대거 포함됐다. 해진선박, 평진선박, 영진선박 등 북한의 해운회사도 제재대상이다.
특히 일심국제은행, 대외기술무역센터, 선봉기술총회사, 조선금산무역회사, 창광무역, 조선구룡강무역회사, 능라도무역회사, 조선해금강무역회사, 조선부성회사, 조선흑색금속수출입회사, 판 시스템즈 평양지사 등 11곳은 우리 정부가 북한의 WMD 개발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발굴해 독자제재하는 기업이다.
하지만 북한의 외화자금을 관리하는 노동당 서기실과 그 책임자로 알려진 김여정(29)은 제재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미국이 특별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북한 최고 국가기관인 국방위원회와 북한 정권의 2인자인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도 우리 정부의 제재 리스트에는 오르지 않았다.
제재대상에 포함된 북한 단체와 개인은 한국 금융회사와의 거래가 금지되고 한국 내 자산도 동결된다.
정부 소식통은 “한국 정부의 독자 제재대상인 북한 단체와 개인은 한국 내 자산이 없고 한국 금융기관과 거래하지도 않기 때문에 당장 실질적인 제재 효과는 없다”며 “다만 제재대상 단체와 개인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국제적으로 공표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제3국도 한국의 독자제재 대상 북한 단체와 개인과의 거래를 꺼리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