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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도 한국시간 7일 새벽 1시 긴급 회동을 갖고 북한의 ‘수소폭탄 핵실험’ 강행을 규탄하고 강력한 제재 방안 논의에 들어갔다. 우리 정부는 유엔 안보리 이사회 소집을 요청했다.
북한의 수소폭탄 핵실험 발표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 핵실험장이 위치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일대에서 인공지진이 감지된 지 2시간 만에 나왔다. 한·미 정보 당국과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완전한 수소폭탄을 개발했다기보다는 그 전단계인 증폭핵분열탄 실험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황일순 서울대 핵변환에너지연구센터 소장(원자핵공학과 교수)은 이날 아시아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전통적인 수소폭탄은 출력이 메가톤급”이라면서 “수소폭탄 기술은 북한이 근처에 갈 수 있는 기술이 아니다. 굉장히 까다로운 엑스레이 레이저 기술”이라면서 수소폭탄 가능성을 낮게 봤다.
황 소장은 “북한이 2012년 5월에 했던 새로운 핵융합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던 당시는 아주 소규모였다면 이제는 히로시마급으로 상당히 발전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다만 그 당시나 지금이나 증폭핵분열탄은 다 원자탄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출력은 고만 고만하다”고 분석했다.
황 소장은 “수소와 핵융합 일부 효과가 들어간 증폭탄으로 수소폭탄 보다는 차원이 다른 기존 원자탄의 수준”이라면서 “다만 소형화·경량화 하는 기술 단계로 진전하는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평가했다. 황 교수는 “북한이 핵무기를 점점 소형화 해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과 노동미사일에 탑재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으며 자꾸 핵기술을 시도하다 보면 달성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관측했다.
북한이 이날 기습적이고 전격적으로 수소폭탄 핵실험을 강행함으로써 지난해 남북간 8·25 극적 합의로 어렵사리 살려낸 대화의 불씨는 사실상 사그라지고 한반도에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TV는 이날 “조선노동당의 전략적 결심에 따라 주체105(2016)년 1월6일 10시 주체조선의 첫 수소탄 시험이 성공적으로 진행됐다”면서 “이번 시험을 통해 우리는 새롭게 개발된 시험용 수소탄의 기술적 제원들이 정확하다는 것을 완전히 확증하였으며 소형화된 수소탄의 위력을 과학적으로 해명했다”고 보도했다.
대북 전문가들은 지난해 12월 개성에서 열린 제1차 차관급 남북 당국회담이 결렬되고 중국 베이징에서 공연할 예정이던 북한 모란봉악단이 같은 달 12일 돌연 철수한 이후 김 제1비서가 핵실험을 전격 결심한 것으로 관측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의 핵실험 발표 직후 청와대 국가위기관리 상황실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면서 “우리 안보에 대한 중대한 도발일 뿐만 아니라 세계 평화와 안정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면서 “정부는 국제사회와 긴밀한 협력 아래 북한이 이번 핵실험에 대해 반드시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태용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은 정부 성명을 통해 “북한이 핵실험에 대해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동맹국과 6자회담 참가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유엔 안보리 차원의 추가제재 조치를 포함해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군은 한·미 연합 감시자산을 비롯해 즉각 위기관리체계를 가동하고 국방위기관리위원회를 소집해 대비태세를 점검했다. 이순진 합참의장과 커티스 스캐퍼로티 한미연합사령관은 이날 전화 통화를 하고 공조 방안을 협의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도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와 스캐퍼로티 사령관을 면담하고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