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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일본의 아베 총리와 중국의 리커창 총리는 한국의 박 대통령이 의장국으로서 이번 3국 정상회의를 ‘주도적’으로 개최하고 복원한 것은 물론 정례화까지 이른 것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박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에서 “동북아 역내 평화와 번영에 중요한 틀인 3국 간 협력 체제가 복원됐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크다”면서 “3국 정상회의를 정례화하고 3국 협력 사무국 역할을 강화하는 한편 3국 정부 간 협의체를 확대키로 했다”며 3국 정상회의 ‘복원’에 방점을 찍었다.
아베 총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이니셔티브를 통해 3년 반 만에 3국 정상회의가 개최된 것은 3국과 (동북아) 지역에 있어서 획기적인 일”이라면서 “3국은 경제적으로도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으며 커다란 가능성을 갖고 있다”며 ‘경제적 협력’을 강조했다.
반면 리 총리는 아베 총리 면전에서 ‘역사 직시’와 ‘과거 총정리’, ‘역사문제 공동인식이 상호 신뢰의 전제조건’이라고 강하게 지적했다. 그러면서 리 총리는 “전쟁은 인류 지혜의 실패다. 평화는 인간의 올바른 길”이라면서 “3국 협력과 정상회의 체제가 다시 파장이 생기는 일을 원하지 않고 양자 3자 관계에서 우여곡절 생기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면서 아베 총리에게 ‘올바른 역사 인식’을 촉구하는 직격탄을 날렸다. 리 총리의 이러한 올바른 역사 인식과 방향 요구에 대한 강도 높은 발언에 아베 총리의 얼굴은 일순간 굳어지면서 곤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했다.
세 나라 정상은 이날 3국 협력의 완전한 복원과 미래를 향한 역사 직시를 강조하는 전문과 함께 △동북아 평화협력의 구현 △공동 번영을 위한 경제·사회 협력 확대 △지속가능한 개발 촉진 △3국 국민간 상호 신뢰와 이해 증진 △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번영에 공헌이라는 5대 대항목에 따른 56개 세부항에 걸쳐 합의한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세 정상은 선언문 명시를 통해 △2016년 일본의 의장국 수임 △정부 간 신규 협의체 설립 추진 △한일중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가속화 △바이오·보건의료·전자상거래·소프트웨어·문화콘텐츠 고부가가치 신산업 협력 강화 △금융당국 간 정보공유·정책공조 △한국 창조경제·중국 대중창업·일본 관련 정책 협의체 구성 △천연액화가스(LNG) 협력 강화 △유엔기후변화협약 합의 채택 협력 △북극협력 고위급 대화 개설 △교육장관회의·영사국장회의 신설 △치안협의체 설립 모색 등에 합의했다.
특히 세 정상은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해 “한반도와 역내 평화와 안정 유지가 공동 이익에 부합함을 재확인했다”면서 “한반도에서의 핵무기 개발에 확고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고 모든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와 9·19 공동성명상의 국제적 의무와 공약이 충실히 이행되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강조했다.
세 정상은 “한반도에 긴장을 조성하거나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어떠한 행동도 반대한다”면서 “우리는 평화로운 방식으로 한반도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을 이루기 위한 의미있는 6자회담을 조속히 재개하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계속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세 정상은 이날 정상회의에 이은 공동기자회견, 제5차 한일중 비즈니스 서밋, 환영 만찬 일정을 소화하며 동북아 핵심 3국으로서의 평화와 협력, 신뢰, 번영을 위한 우의를 다졌다. 박 대통령은 비즈니스 서밋에서 “3국 경제가 동북아 경제공동체라는 진정한 ‘완생’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