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이날 박 대통령이 2일 저녁 중국 베이징(北京)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진행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내외가 주최하는 환영만찬에서 푸틴 대통령과 한·러 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푸틴 대통령과의 상세한 논의 내용은 소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오후 7시(현지시간)부터 1시간20분동안 진행된 환영 만찬에서 박 대통령 왼편에 푸틴 대통령이 앉았기 때문에 두 정상은 한반도와 지역 문제와 관련해 적지 않은 논의를 했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두 정상은 올해 수교 25주년을 맞은 한·러 양국 관계를 평가하면서 지난 8·25 남북 최고위급 합의로 남북 간 대화 국면이 조성된 한반도 정세에 대한 논의를 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북한이 중국보다는 러시아와 신밀월 관계를 형성하고 있어 북핵과 북한 문제 해결,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해소하고 대화 국면을 지속할 수 있도록 북한에 대한 러시아의 역할과 기대를 강조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당사국이기도 하기 때문에 북핵 문제 해결에 주도적으로 나서 줄 것으로 부탁했을 가능성이 크다.
박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에 이어 러시아 정상에도 북한의 추가적인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 도발에 대한 억제 노력을 당부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항일(抗日)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 전승절 기념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문한 각국 정상들을 위한 이날 만찬에서 박 대통령은 시 주석 오른편의 푸틴 대통령 다음에 자리가 마련돼 중국의 극진한 예우를 실감케 했다.
특히 박 대통령이 이날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1만2000여명의 병력과 최첨단 중국의 무기와 장비, 전력들이 총동원돼는 이번 전승대회에서 어느 자리에서 참관할지 적지 않게 주목된다. 중국 정부는 아직 공식 발표하지 않고 있다.
박 대통령은 만찬 대기장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도 환담했다. 박 대통령은 만찬장 오른편에 앉은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과도 두 나라 관계에 대해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