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이날 제2차 세계대전 종전 70주년을 계기로 열리는 중국의 ‘전승절’ 기념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을 찾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과 여섯 번째 한·중정상회담을 했다.한·중 정상은 예정된 시간보다 14분을 넘겨 가면서 34분 동안 정상회담을 가졌다.
특히 전승절 참석 각국 정상 중에서 두 정상은 유일하게 1시간 4분 가량의 특별오찬까지 함께하며 돈독한 우의의 시간을 보냈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과 함께 특별오찬까지 2시간 가까이 한반도 평화와 통일, 동북아시아 안정을 위한 허심탄회한 의견을 나눴다.
먼저 시 주석은 “오늘날 박근혜 대통령과 저의 협력으로 현재 한·중관계는 역대 최상의 우호 관계로 발전했다”고 평가하면서 “앞으로 한·중 두 나라는 세계 평화 발전을 위해 같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정상이 한·중 관계를 역대 최상이라고 공개적으로 평가한 것은 아무리 외교적 수사라고 해도 극히 이례적이다.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사실상 처음이다. 더 나아가 시 주석은 한·중이 세계 평화 발전을 위해 같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해 앞으로 한반도 평화와 통일, 동북아 안정에 있어서 중국이 적극 협력하겠다는 뜻을 확고히 했다.
박 대통령은 전쟁 위기까지 치닫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남북 간 극적 타결을 이룬 지난 8·25 합의를 언급하면서 “이번 한반도의 긴장 상황을 해소하는데 중국 측이 우리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건설적인 역할을 해 주신데 대해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특히 박 대통령은 “얼마 전에 있었던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도발 사태는 언제라도 긴장이 고조될 수 있는 한반도의 안보 현실을 보여줬다”면서 “한반도 평화가 얼마나 절실한가를 보여준 단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한·중 두 나라 간에 전략적 협력과 한반도의 통일이 역내 평화를 달성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도 보여줬다”면서 “지난 세기 두 나라가 함께 겪은 환난지교의 역사가 오늘날 두 나라 우의의 소중한 토대가 되고 있는데, 앞으로 두 나라가 직면한 여러 도전을 해결하는 데도 잘 협력해 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북핵과 북한 문제 해결을 비롯한 한반도 평화와 안정, 더 나아가 동북아 안정을 위한 중국의 미래지향적인 역할과 기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도 이날 정상회담에서 특별히 한·중 간의 역사 인식과 관련해 “한·중 두 나라는 제국주의의 침략과 강점에 맞서 싸웠다”면서 “마침내 두 민족은 목숨 걸고 맞서 싸워 해방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일본의 역사 인식 개선을 촉구하는 다분히 계산된 압박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