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통신은 이날 “최고재판소에서 미국과 남조선 괴뢰 패당의 조종 밑에 반공화국 정탐모략행위를 감행하다가 적발 체포된 괴뢰 정보원 간첩들인 김국기, 최춘길에 대한 재판이 열렸다”며 이들에게 “무기노동교화형이 언도됐다”고 전했다.
북한의 무기노동교화형은 평생 노동교화소(교도소)에 수감돼 노동을 하는 신체형이다. 노동 강도가 높아 3∼5년을 버티기도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무기노동교화형은 사실상 사형이나 다름없는 극형으로 평가된다.
북한이 이날 남한 국민 2명에 대해 ‘극형’을 선고하고 이를 공개한 것은 유엔 북한인권사무소 개소에 대한 대응으로 보여 향후 남북관계는 더욱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북한 형법 제60조 국가전복 음모죄, 제64조 간첩죄, 제65조 파괴암해죄, 제221조 비법국경출입죄로 기소됐다.
통신은 이들이 “해외에서 조선의 최고수뇌부 관련 자료와 당, 국가, 군사 비밀, 내부 실태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수집해 국정원에 제공했으며 모략선전물을 제작, 유포하는 등 미국과 남조선 괴뢰패당의 국가정치테러, 반공화국 적대행위에 적극 가담한 모든 범죄 사실들을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재판에서 검사가 “피소자들이 감행한 범죄가 우리의 존엄 높은 최고수뇌부를 감히 어째보려는 특대형 국가정치테러, 사회주의 제도와 국가의 안전을 침해한 행위로서 응당 준엄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이들에게 사형을 구형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은 “피소자들의 범죄 행위와 그 후과는 대단히 엄중하지만 앞으로 그들이 조선의 모습을 직접 목격하면서 자기들의 범죄를 더 깊이 뉘우칠 수 있도록 사형이 아니라 다른 형벌을 줘야 한다”고 변론했다고 덧붙였다.
중앙방송은 이들에 대해 “북 인권문제를 꺼들고 위조화폐 제조국, 테러지원국의 모자를 씌워 국제적 고립과 봉쇄를 성사시켜 보려는 미제와 남조선 괴뢰들의 반공화국 모략책동에 적극 가담했으며 우리 당, 국가, 군사 비밀자료를 수집하고 부르주아 생활 문화를 우리 내부에 퍼뜨리려 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통일부는 이날 북한의 선고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정부는 우리 국민인 김국기씨와 최춘길씨에 대한 북한의 일방적인 재판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히며 지금이라도 이들을 조속히 석방해 송환할 것을 요구한다”는 성명을 내놨다.
북한은 지난 3월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남한 국가정보원 간첩으로 정탐·모략 행위를 하던 김국기씨와 최춘길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북한에는 현재 김씨와 최씨 이외에도 2013년 10월 붙잡힌 김정욱 선교사와 지난 5월 북한이 불법 입북 혐의로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힌 미국 뉴욕대 학생 주원문씨 등 2명이 더 억류돼 있다. 북한은 김정욱 선교사에게도 지난해 5월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