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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준영 한국자유총연맹 중앙회장(63·외무고시 14회)은 6·25전쟁 65주년을 하루 앞둔 24일 아시아투데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북한의 정치적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있어 대남 무력도발에 대한 우리 군과 정부, 국민들의 대북 경각심을 강조했다.
취임 100일을 맞은 허 회장은 자유총연맹이 시대에 맞는 변화와 혁신을 통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국가정체성 확립에 온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허 회장을 서울 장충로 자유총연맹 본부에서 만나 연맹의 변화와 혁신, 앞으로 활동 방향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6·25전쟁이 일어난 지 꼭 65년이 됐다. 국민들의 안보의식이 갈수록 해이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많다.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게 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충정을 되새기는 뜻깊은 달이다. 이런 호국의 대의 앞에 5000만 국민은 하나일 수 밖에 없다. 보수든 진보든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존중하는 범위 내에서 국민적 공감대를 넓혀 북한의 도전을 물리쳐야 할 때다.”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의 위협과 도발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최근 북한의 행태를 어떻게 보나?
“최근 북한은 6·15 남북공동선언 15주년을 맞아 최고 수위인 ‘공화국 성명’을 통해 남북 당국 간 대화를 제안했다. 하지만 대화 제의 하루 만에 김정은이 직접 참관한 가운데 방어훈련을 빙자한 새벽 군사훈련을 공개했다. 대화 제의 진위를 의심할 수 밖에 없다. 지난 22일에는 유엔 인권사무소의 서울 개설을 이유로 광주 유니버시아드 대회 불참을 통보하는 등 북한의 정세가 매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의 숙청설 등 북한 내부 불안 요소도 커지는 모습인데?
“그렇다.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공개 처형 이후 북한의 불안정성은 더 커지고 있다고 분석된다. 군부의 불만이 높아지면 이를 무마하려는 의도로 남북관계를 경색국면으로 몰고갈 것이다. 그동안 북한이 저지른 군사 도발의 원인이 대부분 내부 상황에서 기인했음을 볼 때, 북한의 불안정한 상황은 한반도의 긴장 수위를 높이고 있다. 우리 정부와 군, 국민들은 북한의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위기대응 매뉴얼을 재점검 하는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춰야 한다. 우리 자유총연맹도 북한의 오판이 도발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북경각심을 고취시키는데 앞장서겠다.”
-유엔 북한 인권사무소가 23일 서울에서 문을 열었다. 어떤 역할을 기대하나?
“서울에 설립되는 유엔 북한 인권사무소는 국제 사회에 북한 인권 개선의 당위성을 알리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인간의 기본적 생존권과 인류 보편의 양식에 따라 북한 주민들에 대한 인권 탄압과 반인도적 범죄 행위를 감시하는 실질적인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북한 인권유린 실태에 대한 국제사회 우려와 공론화를 통해 북한을 압박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북한이 시대착오적인 ‘핵·경제 병진’ 노선을 버릴 수 있도록 기여할 것이다. 북한인권사무소가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 설치된 만큼 자유총연맹도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국제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을 이끌어 내겠다. 북한 인권문제와 반인륜적 범죄를 개선하는데 적극 지원·동참하겠다.”
-북한은 유엔 인권사무소가 서울에 들어선다고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불참을 전격 선언했다. 하지만 남북 간 사회·문화 교류는 계속돼야 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은데?
“북한이 유엔 북한 인권사무소 개소와 관련해 ‘침략 전쟁의 전주곡’, ‘주권사항’ 등을 운운하며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불참을 선언했다. 이는 대단히 안타깝고 유감스럽다. 정치·군사적 관계와는 별개로 경제 문화 스포츠 등 비정치 분야 교류 활성화를 통해 북한과 대화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북한이 경색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서라도 정치적 이유를 대지 말고 당초 계획대로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에 참가하기 바란다.”
-호국보훈의 달과 6·25전쟁 65주년을 맞아 특별히 펼치고 있는 활동이 있다면?
“자유총연맹은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나라사랑의 참뜻을 일깨우고 안보의식을 튼튼히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태극기 달기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민주시민 교육과 대학생 안보의식 고취를 위한 비무장지대(DMZ) 종단 행사, 전국 자유수호 웅변대회, 학생 통일 글짓기 대회, 독도탐방 행사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애국심을 심어주고 있다. 우리 자유총연맹의 노력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기반으로 하는 한반도 통일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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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총연맹을 잘 모르는 국민들이 많다. 여전히 연맹의 전신인 반공연맹으로만 알고 있다. 연맹이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수호하고 애국심과 국가정체성을 확립하는 대한민국 대표 국민운동단체로서 확고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더욱 분발해야 된다고 느끼고 있다. 1954년 연맹이 출발할 때 우리의 목표는 멸공 반공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자유총연맹은 대한민국의 민족사적 정통성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수호하고, 그 기반 위에 선진 조국과 통일 한반도 시대를 건설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각종 봉사활동을 통한 자유민주 공동체 체질 강화와 국민통합 역시 연맹의 중요한 역할이다. 전후세대의 바람직한 국가정체성 확립을 위해 교육과 홍보 활동을 더욱 확대하고 건전한 민주시민 양성에도 적극 매진하고 있다.
자유총연맹에 와서 업무를 파악해 본 결과 자유민주주의 보루이자 수호, 시장경제 수호자로 국민의 사랑을 받는 조직으로 거듭나도록 해야 한다는 분명한 목표가 생겼다. 연맹의 역할과 회원들이 흘린 땀이 국가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이 보태졌다. 앞으로 자유총연맹의 최일선 조직인 읍·면·동 분회 회원들과의 소통은 물론 지방자치단체와의 유대 관계도 더욱 돈독히 하고 지역사회와 국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만한 활동과 사업들을 적극 개발하겠다. 국민들에게 성큼 다가가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조직을 만들고 싶다.”
-자유총연맹도 이제 시대상에 맞게 변화와 혁신, 개혁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데?
“최근 몇 년간 연맹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국민적 신뢰와 이미지가 실추된 것은 사실이다. 저에게 맡겨진 가장 시급한 일은 연맹의 명예를 다시 회복하고 튼튼하고 강한 조직으로 탈바꿈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경찰청장 임명 당시 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했고, 철도노조의 불합리한 파업 관행을 바로잡을 수 있었던 것은 저에게 흠결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맹이 처해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회원들이 저에게 기대하는 바도 공정하고 깨끗한 조직으로 거듭나는 한국자유총연맹의 개혁일 것이다.
우선 조직 내에 만연한 권위주의를 청산하고 현장 위주로 조직을 활성화 하겠다. 회계와 예산을 유리알 같이 투명하게 운용·집행해 신뢰받는 조직으로 거듭나게 할 것이다. 해당 분야 전문가들의 분석을 바탕으로 철저한 사업성과 효율성 검토를 통해 국고와 수익 사업을 진행할 것이다. 본부와 지방 간 거리감을 줄이기 위해 지방행사에도 적극 참여하면서 지방과의 유대관계 강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현재 연맹 회원이 150만 명으로 거대 조직이다. 이런 조직은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다. 젊은 조직으로 거듭나야 연맹의 내실을 다지고 지속가능한 사업과 활동을 이끌어 갈 수 있다. 청년회원 30만 명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젊은 세대가 공감하고 매력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사업과 활동을 적극 발굴하고 확산시켜 나갈 것이다.”
-구체적으로 구상하고 있는 새로운 사업이 있다면?
“우리 나라의 가장 큰 문제점은 존경할 만한 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말고 찾기 어렵지 않나? 이건 교육적인 면에서도 좋지 않다. 젊은 세대가 사회적 롤모델을 보고 ‘저런 사람이 돼야겠다’는 꿈을 꿀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그런 연장선상에서 각 지역에서 나라를 위해 헌신한 사람을 찾아 도로나 건축물에 이름을 명명하는 운동을 추진해 보려고 한다. 일례로 춘천에 소양2교가 있는데 이 다리의 또 다른 이름은 ‘프랭크 포니 브릿지’다. 6·25 전쟁 중 전사한 프랭크 포니 대령의 넋을 기려 붙여진 이름이다. 2000년 강원경찰청 차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조깅을 하면서 다리 앞에 붙여진 기념비를 보고 큰 감동을 받았었다.”
※ 프랭크 포니 브릿지 : 6·25 전쟁 중 미국의 62건설공병대대가 현재의 소양2교 자리에 설치한 다리다. 6·25전쟁 중 전사한 미국 24사단 19공병단 프랭크 포니 대령의 넋을 기려 이름을 붙였다. 소양2교 입구엔 이를 알리는 기념비가 설치돼 있다.
-자유총연맹 회장 재임 기간 꼭 하고 싶은 일은?
“취임 전부터 ‘부자대통’, ‘부강한 자유 대한 통일 선진 민주국가 건설’을 강조해왔다. 대내적으로는 ‘국민 안전’, 대외적으로는 ‘국가 안보’, 그리고 미래에는 ‘선진 통일’을 이룩해야 한다는 것이 실천 전략이다. 국가안보를 튼튼히 하고 공공의식을 업그레이드하는 데 매진하려고 한다. 150만 회원의 노력과 헌신이 대접받는 연맹을 만들고 싶다. 각 지역에서 자유민주 공동체 발전을 위해 땀 흘리는 것은 물론 없는 시간을 쪼개고 심지어 사재를 털어가며 봉사하는 분들도 많다. 그런 분들이 연맹과 스스로의 활동을 자랑스러워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소신이다. 연맹이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명실상부하게 실천하는 조직으로 박수 받도록 할 것이다. 우리 회원들이 참된 애국자로 평가받도록 노력할 것이다.”
-지난 3월 말 취임해 이제 100일을 맞고 있다. 그동안 어떤 일을 했나?
“당선 직후부터 연맹 현황과 사업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고 여러 인사들을 만났다. 전국 17개 광역시·도지부 뿐 아니라 시·군·구지회 회장 이·취임식 등 다양한 행사에 참석하며 바쁜 시간을 보냈다. 지난달에는 연맹 26·27번째 해외지부 홍콩·프랑스지부를 결성했다. 독일에서 열린 2015년 세계·아태자유민주연맹 연차총회에도 참석하고 돌아왔다.”
◇ 허준영 한국자유총연맹 중앙회장은?
허 회장은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외무고시 출신 경찰관에 경찰조직 내 ‘아웃사이더’일 수 밖에 없었던 그는 ‘열린 사고’와 ‘책임형 리더십’에 대한 인정을 받아 2005년 경찰청장 자리에까지 올랐다. 경찰청장 재직 시절인 2005년엔 독도를 방문해 세간의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경찰청장의 독도 방문은 당시 허 청장이 최초였다. 26년 간 경찰 공직 생활을 마치고 2009년에는 한국철도공사(지금의 코레일) 사장에 부임했다. 국제철도연맹 아시아 의장을 겸임하기도 했다. 경북고와 고려대 행정학과를 나온 허 회장은 1980년 14회 외무고시에 합격해 외교관 생활을 하던 중 영국에서 선진 경찰의 모습에 감명 받아 경찰에 입문했다.
한국자유총연맹 중앙회장이라는 자리는 무보수 명예직이다. 허 회장은 “국가를 위해 마지막 봉사하는 자리이고 청렴한 사람이 필요한 자리”이라면서 “그동안 국민의 공복으로 이만큼 커왔던 허준영이 국민들로부터 받은 것을 사회에 돌려드린다는 생각에서 더욱 낮은 자세로 봉사해야 한다는 것이 신념”이라고 말했다. 허 회장은 “확고한 국가관과 공직생활, 다양한 직업에서 얻은 경험과 도전정신을 밑거름으로 연맹 개혁과 변화를 이끌어 내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