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 지지도 29% 청와대, 국회와 '정면 충돌'은 정치적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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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MERS) 사태로 민심 이반이 심각한 상황에서 자칫 ‘여권의 집안 싸움’으로 비쳐지는 것을 하루빨리 막아야 한다는 위기감도 고조되고 있다. 이에 누구보다 곤란한 상황에 처한 새누리당이 가장 먼저 출구전략을 찾아 나섰다. 김무성 대표가 지난 18일부터 ‘위헌소지가 있을 수 있는 만큼 대통령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한다’는 늬앙스의 발언을 반복한 것도 당·청 갈등의 봉합 수순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새누리당이 황교안 신임 국무총리 체제 출범을 계기로 지난달 15일 이후 중단된 당·정·청 대화 채널 복구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 19일 당 원내대표단-정책위원회 연석회의에서 김성태 의원이 “김무성 대표와 대통령께서는 조속한 시일 내에 회동을 통해서 민심의 현주소와 정국의 올바른 진단과 원인에 대해서 최선의 노력 다해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촉구하고 나선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방증한다.
논란이 된 국회법 개정안의 위헌 시비를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맡겨두자는 주장도 나온다. ‘친박(친박근혜)’계 중진인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은 21일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해 “국회법이 여야와 국회의장의 합의로 한번 고쳐서 송부됐으니까 대통령께서 그걸 흔쾌히 받아들여 사인을 해 법을 공포하고, 위헌소지를 문제삼아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해야 한다”고 했다.
정 의원은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당·청관계는 물론 국회와의 관계까지 회복하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며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기 보다는 일단 개정안을 수용한 뒤 헌재의 판단을 기다리자는 해법을 제안했다.
청와대도 국회와의 정면 충돌보다는 적절한 출구전략을 찾아 나설것으로 보인다. 지난 19일 여론조사에서 국정수행에 대한 지지율이 사상 최저치인 29%로 곤두박질한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친정’인 새누리당, 직접 중재안을 내놓은 정의화 국회의장, 새정치민주연합과 모두 각을 세우기는 어려워 보인다. 또 국회법 개정안의 내용보다는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의 ‘비박(비박근혜)’ 지도부와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편 최근 여론조사에선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부정적 의견(44.8%)이 ‘바람직하다’는 긍적적 의견(33.4%)보다 11.4%포인트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17~18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임의전화걸기(RDD) 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의 응답률은 6.0%,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