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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전부터 KFX 사업에 대비해 조직을 신설하고 인력을 투입해 미국의 ‘든든한’ 록히드마틴사와 기술협력을 맺고 미리 준비한 KAI에 비해 입찰 직전 유럽의 에어버스사와 기술협력을 체결하고 사실상 한 달 준비한 KAL과는 경쟁 자체가 되지 않았다.
방위사업청은 이날 오전 국방부에서 한민구 국방부장관이 주재하는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어 KFX 사업의 체계개발 우선협상 대상 업체로 KAI를 심의 의결했다.
KFX 사업의 체계개발 우선 협상 대상자가 KAI로 선정됨에 따라 KFX 사업이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한국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KF-16 보다 성능이 뛰어난 미디엄급 전투기를 120대 양산한다. 초기 개발비만 8조6000억원에 양산비 9조6000억원을 포함해 운용유지 비용까지 30조원에 육박하는 건군 이래 최대 전력 증강 사업이다.
방위사업청은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KAI와 오는 5월까지 기술과 가격 협상을 한 뒤 오는 6월 중 방추위를 열어 KFX 체계개발 업체를 최종 선정해 계약한다. 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되면 2021년 12월 우리 손으로 만든 전투기가 초도 비행에 나선다. 2025년 11월 개발을 마치고 2032년까지 전력화를 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KFX 사업이 차질을 빚지 않고 제대로 갈 지에 대해서는 적지 않은 의문이 많다. 창군 이래 최대 국책 사업인 초대형 전력 증강 사업을 하면서 아직도 보라매국책사업단(가칭)도 꾸려지지 않고 있어 정부가 ‘뒷짐’만 지고 있다는 비판이 터져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30~40년 간의 대한민국 공군력을 결정짓고 항공산업 미래를 좌우하는 초대형 국책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업을 이끌어 나갈 ‘리딩 그룹’인 국책사업단이 구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방사청이 핵심 기술 확보와 국산화를 위해 KAI·록히드마틴·미국 정부와의 협상을 잘 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껍데기만 국산화 전투기’가 아닌 사업 목표인 명실상부한 한국형 전투기가 되기 위해서는 에이사(AESA) 레이더·표적획득장비(TGP)·적외선탐지장비(IRST)·전자교란장비(JAMMER)·임무컴퓨터 소프트웨어(OFP) 등의 핵심 부품과 장비, 기술을 어떤 식으로든 확보해야 하며 국산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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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는 고등훈련기 T-50과 경공격기 FA-50, 기동헬기 수리온 등의 항공기를 개발한 경험과 함께 기술력에서 앞서 입찰제안서 평가에서 KAL보다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KAI는 우리 공군의 차기전투기(FX) 사업자인 록히드마틴과 KFX 기술 이전·투자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록히드마틴은 차기전투기 사업 절충교역 협상에서 KFX 기술이전을 한국 정부에 약속했다.
KAI 관계자는 “KAI는 항공기 개발경험이 있는 1300여명의 개발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KFX 탐색개발에 67명의 개발 인력이 참여해 항공기 설계를 주도했다”면서 “KFX 개발에 대비해 지난해부터 새로운 개발 인력 1000명을 새로 뽑고 통합개발센터를 착공하는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이번 KFX 체계개발사업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90조원 이상으로 예상하고 있다. 앞으로 20년 간 연인원 기준 30만명 이상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수출을 포함해 1000대 판매 달성 땐 경제적 파급 효과는 2~3배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성용 KAI 사장은 “FA-50과 수리온 헬기 개발 등 축적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자주국방과 항공산업 발전을 위한 오랜 염원인 차세대 전투기 개발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내겠다”면서 “공군의 전력화는 물론 창조경제의 견인차로서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