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맞춰 정부와 금융권은 위안화 무역결제 비중을 내년에 2~3배로 늘릴 전망이다.
중장기적으로 무역결제의 20%를 원화와 위안화로 주고받는 목표를 잡은 가운데 은행들은 관련 예금·대출·파생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주요 은행들은 최근 회의를 열어 위안화 결제 확대 목표치를 점검하고 관련 상품 출시 등을 논의했다.
은행들은 이 자리에서 내년에 위안화 결제 비중이 올해의 2~3배로 급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 관계자는 “FTA 체결과 원·위안 직거래 시장 개설로 조속한 시일 내 위안화 결제 비중이 두 배 이상 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한·중 교역량(지난해 기준 2288억달러)에서 위안화 결제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이를 중장기적으로 20%로 높이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위안화 결제가 늘어남에 따라 국내에 유입·거래되는 위안화를 취급하는 금융상품도 잇따라 출시된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은 이번 주 공동으로 위안화 정기예금을 6개월 및 1년 만기로 출시, 4억 위안(외환 3억 위안, 하나 1억 위안) 한도로 특별 판매한다.
금리는 6개월에 연 3.0%, 1년에 연 3.1%다. 시중은행들의 6개월짜리 원화 정기예금 금리가 낮게는 1% 중후반대인 점을 고려하면 2배 가까운 이자를 주는 셈이다.
우리은행도 역외 위안화(CNH)를 기준금리로 삼은 위안화 예금 패키지(입출식 통장, 자유적립식 및 회전식 정기예금)를 출시했다.
예금 금리는 최장 3년간 추가 적립할 수 있는 자유적립식과 최장 6개월마다 금리가 바뀌는 회전식이 연 3.07%(우대금리 포함)다.
신한은행은 우대 금리를 주는 위안화 정기예금 상품 도입을 적극 검토하면서 올해 안에 위안화 외화 대출도 도입하기로 했다.
기업은행 역시 현재 1년 만기에 금리가 2.9%인 위안화 정기예금 상품을 개편해 내놓을 계획이다.
위안화 예금은 금리 수준이 높을 뿐 아니라 위안화가 원화 대비 강세를 보일 경우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위안화가 약세면 손실 가능성도 있다.
은행들은 상대적인 고금리로 유치한 위안화 자금을 주로 수출기업 대상 위안화 대출이나 파생상품 거래 등에 활용한다.
지난달 말 ‘글로벌 위안화 대출’을 출시한 외환은행은 최근 한 해외 플랜트 업체에 대해 6천000만 위안 규모의 위안화 대출 한도를 제공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도 “올해 안에 위안화 표시 외화대출 상품을 개발, 대중 수출 기업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외환은행이 최근 대중 자동차 부품 수출 기업과 계약한 원·위안화 통화옵션 직거래 등 위안화 옵션·선물 거래도 이뤄지고 있다.
이밖에 한·중 FTA로 중국 금융시장의 투명성과 개방도가 높아져 국내 금융기관들의 현지 진출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