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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긴급 브리핑에서 “군은 오후 2시 55분께 강원도 고성군 현내면 소재 야산에서 본인의 K2 소총으로 자해한 임 병장을 생포해 인근 병원(강릉 아산병원)으로 이송 중에 있다”며 “임 병장의 신변은 군 수사기관으로 인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 병장은 육군 중앙수사단에서 범행 동기와 사고 경위 등에 대해 조사받을 예정이다.
생포 상황과 임 병장의 상태에 대해 군 관계자는 “임 병장이 자신의 K2 소총으로 왼쪽 가슴과 어깨 사이를 쏴 자살을 시도했다”며 “출혈이 심하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라고 했다.
임 병장은 자살 시도에 앞서 “나는 어차피 엄청난 일을 저질렀는데 돌아가면 사형 아니냐. 나갈 수 없다”고 말했고, 오후 2시 20분께 종이와 펜을 요구해 30∼40분간 메모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서의 성격이라 범행 동기 등을 밝힌 것으로 추정돼 군 수사팀이 정밀 분석중이다.
임 병장은 지난 21일 주간 경계근무를 마치고 일반전초(GOP)로 복귀하다가 오후 8시 15분께 동료장병에게 수류탄을 던지고 실탄을 난사한 뒤 무장탈영했다. 당시 임 병장의 공격으로 장병 5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당했다.
군 당국은 사고 발생 2시간 만에 무장탈영 지역에 ‘진돗개 하나’를 발령하고 9개 대대급의 병력을 투입해 수색에 나섰다. 임 병장은 22일 오후 2시 17분께 숲 속에 은신해 있다가 군 수색대에 발견되자 먼저 총격을 가해 소대장 1명의 팔에 관통상을 입혔다. 이때부터 군 수색대는 임 병장을 포위, 대치상태는 23일까지 이어졌다.
군 당국은 23일 오전 7시께 검거작전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수색병력 간 오인사격으로 부상자 1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오전 8시 20분께 일부 병력이 임 병장과 접촉했다. 임 병장이 이들에게 울면서 아버지와의 통화를 요구하자 군 당국이 휴대전화를 건네줬고 오전 8시 40분께 통화가 이루어졌다.
오전 11시 25분께 임 병장의 아버지와 형이 대치현장에 도착해 투항을 권유했지만 임 병장은 투항 대신 자살을 시도하다 생포됐다. 군 당국은 오후 3시 30분부로 ‘진돗개 하나’를 해제했다. 이날 경기도 성남시에 자리한 국군수도병원 합동분향소는 오전 10시 25분께부터 희생자 5명에 대한 조문을 시작했다.
이번 총기난사·무장탈영 사건의 배경에 국민적 의구심이 커지고 있고, 여당에서조차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국가개조의 차원에서 군의 고질적인 병폐도 반드시 척결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