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랜드 지분 65% 추가 확보 필요
손자회사 격상 가능성도···百 후보
자회사 대원강업 잔여 지분 확보 과제
지주사 요건 충족 기한까지 4개월이 남은 현재, 그룹은 현대바이오랜드의 손자회사 격상을 비롯해 다양한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다. 대원강업의 지분 확보를 위해서는 일부 자회사가 지닌 지분을 매입하는 방안이 점쳐지고 있다.
28일 현대백화점그룹에 따르면 지난 23일 한섬이 뷰티 자회사 한섬라이프앤을 흡수합병하면서 한섬라이프앤은 소멸하게 됐다. 이로써 그룹은 지주사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손자회사 한섬이 증손회사 한섬라이프앤의 지분 100% 확보해야 하는 충족조건을 해결한 셈이다.
한섬라이프앤의 지분 확보 문제를 해결한 그룹은 이제 지주사 전환을 마무리짓기 위해 두 가지 과제를 남겨두고 있다. 우선 화장품 및 건강기능식품 등을 생산·판매하는 현대바이오랜드의 지분 정리 문제가 꼽힌다.
현재 그룹 내 지배구조는 현대지에프홀딩스 아래 자회사 현대홈쇼핑→손자회사 현대퓨처넷→증손회사 현대바이오랜드로 이어지고 있다. 지주사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현대퓨처넷이 현대바이오랜드의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한다.
이날 기준 현대퓨처넷이 보유한 현대바이오랜드 지분은 35%로, 향후 4개월 내로 남은 65%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다만 한섬-한섬라이프앤 사례와 달리 현대바이오랜드가 상장사인 점을 고려하면 현대퓨처넷이 잔여 지분을 추가 매입하거나 흡수통합하기에는 어려움이 따르는 상황이다.
여기에 현대바이오랜드가 올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등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계열사로 자리잡아가자 외부로의 매각 가능성 역시 '0'에 가깝다.
남아있는 선택지는 현재 증손회사로 위치한 현대바이오랜드를 손자회사의 위치로 격상시키는 방식이 꼽히고 있다. 이 경우 보유해야 하는 지분이 100%에서 30%로 3분의 1 아래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시총 기준 현대퓨처넷이 65%의 잔여 지분을 매입할 경우에는 1028억원이 투입되지만 손자회사 격상 시 들어가게 될 비용은 474억원에 불과하다.
지분 인수의 유력 후보는 현대백화점과 현대홈쇼핑이 꼽힌다. 공개 매수를 통해 현대바이오랜드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자금력을 가진 자회사이기 때문이다.
현대홈쇼핑은 상반기 기준 789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현대백화점은 최근 현대쇼핑과의 합병으로 곳간을 불렸다. 특히 5월 현대쇼핑이 현대퓨처넷에 대구 소재 토지와 건물을 401억원에 처분하며 현대백화점 역시 여력을 갖추게 됐다는 평가다.
여기에 현대바이오랜드와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곳이 어디냐도 중요하다. 올 들어 현대바이오랜드는 건기식 등 바이오·헬스케어 사업을 중심으로 그룹 내 존재감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장호진 현대지에프홀딩스 대표 역시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현대바이오랜드에 대해 "기존 사업과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새로운 유망 사업으로 확장할 것"이라며 "지주사의 바운더리 내에서 자회사 이상으로 올리는 작업을 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대원강업 역시 현대백화점그룹이 지주사 전환을 위해 추가적인 지분 확보가 필요한 자회사다. 자동차부품 생산기업인 회사에 대해 현대지에프홀딩스는 현재 22.7%의 지분을 보유, 2025년 2월까지 7.3%를 추가로 매입해야 한다. 현대지에프홀딩스가 남은 필요 지분을 매입할 경우, 이날 시총 기준 177억원이 필요하다.
올 상반기 기준 현대지에프홀딩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22억원으로 이에 모자란 수준으로, 매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현대홈쇼핑이 보유한 7.67%나 현대백화점이 보유한 2.4%의 대원강업 지분을 장외거래를 통해 매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주사 요건 충족의 기한이 4개월 남은 가운데, 다양한 방안을 살펴보겠다는 것이 그룹 측의 입장이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현대바이오랜드와 대원강업 모두 지주사 요건 충족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