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러 중앙은행 자결 동산, 수익금 사용 보복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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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중재 법원은 18일(현지시간) 도이체방크와 그 러시아 자회사인 도이체방크 기술센터의 증권·부동산·계좌 등 2억3860만유로(3500억원)를 압류하라고 명령했다고 로이터·AFP통신·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트알게마이네(FAZ) 등이 보도했다.
아울러 법원은 독일 코메르츠방크의 자산·증권, 그리고 러시아 모스크바 중심부의 은행 건물 등 9368만8000유로(1380억원) 상당에 대해 압류 명령을 내렸다.
앞서 법원은 전날 4억6270만유로(6820억원) 상당의 증권·부동산·계좌 등 이탈리아 우니크레디트의 러시아 현지 자산과 그 러시아 자회사인 우니크레디트 리싱 및 우니크레디트 가란트의 지분 100%에 대해서도 압류 명령을 내렸다.
독일 FAZ는 미국의 최대은행 JP모건의 유럽 자회사도 같은 경험을 했다며 코메르츠방크와 JP모건은 러시아 모스크바 법원 결정에 따라 총 1240만유로(183억원)의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러시아 법원이 동결한 서방 측 4개 금융기관의 자산은 총 8억1188만8000유로(1조2000억원)에 이른다.
이번 조치는 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스프롬이 50% 지분을 소유한 자회사 RCA(RusChemAlliance)가 발트해 연안 우스틀루가 항구에 짓던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 건설에 보증을 제공한 서방 금융기관들이 보증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RCA가 독일 산업용 가스회사 린데와 함께 건설 중이던 LNG 플랜트 건설은 2022년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의 일환으로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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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은행들은 유럽중앙은행(ECB)으로부터 러시아 사업을 축소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날 소식통을 인용해 ECB가 최근 러시아에 진출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은행들에 미국의 제재로 인한 타격을 우려하며 러시아 철수와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 중 오스트리아 라이파이젠방크 인터내셔널에 이어 러시아 내 유럽 최대 대출기관인 우니크레디트는 6월 1일까지 운영 계획에 대한 자세한 내역을 ECB에 제공할 것을 요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안드레아 오르첼 우니크레디트 최고경영자(CEO)는 러시아에서 철수하고 싶지만, 30억유로(4조4200억원)에 달하는 사업을 공짜로 내주는 것은 전쟁으로 인한 서방의 러시아 제재 취지를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다만 우니크레디트는 러시아에 대한 노출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여왔다고 외신은 전했다.